최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다녀온 여행객들 사이에 홍역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들 나라에서 홍역이 크게 늘어 전파된 것으로 보고 여행객의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월 동남아시아 국가를 다녀온 여행객이 홍역에 걸려 온 사례가 산발적으로 발생했고, 2월부터는 이들이 아직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국내 영유아한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 28일까지 국내의 홍역 확진 환자는 모두 56명으로 이들 가운데 48명이 국외에서 감염된 뒤 발병했거나 국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명은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국내 홍역 환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중국을 비롯해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 홍역 환자가 급증한 탓이다. 특히 필리핀은 올해 초부터 지난달 15일까지 불과 두달 반 새 3434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2013년 한해 홍역환자수 2440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는 홍역 예방접종률이 95% 이상이어서 대규모로 유행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어린 아이들을 중심으로 소규모지만 감염 환자가 지속될 수 있다”며 “아이들은 생후 12∼15개월, 만 4∼6살에 각각 한번씩 엠엠아르(MMR, 홍역·유행선이하선염·풍진)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환자 56명 가운데 가운데 61%(34명)는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고, 23%(13명)은 예방접종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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