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기온이 오르자 올해도 어김없이 수족구병 환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린아이들이 많이 걸리는 이 질환은 열이 나며 손과 발, 입 안에 물집이 생긴다. 대부분 자연 치유되나 발병 뒤 1주일 동안은 주위 아이들한테 전염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1월부터 전국 100곳의 병·의원을 대상으로 수족구병의 발병 현황을 조사해보니, 전체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심 환자가 3.9명(4월13~19일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2.6명이었고 최근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의심환자 수가 많아진 이유는 봄철 기온이 높아 아이들의 외부 활동이 잦아져 감염 노출이 많았던 탓으로 추정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수족구병은 보통 5월에 환자 수가 늘기 시작해 한여름에 가장 많고 늦가을까지 유행한다. 올해는 유행 시기가 다소 앞당겨질 것으로 보여 영유아를 둔 부모나 어린이집 등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족구병은 대부분 물집이 생긴 뒤 일주일이나 열흘쯤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39℃ 이상의 고열이 있거나 38℃ 이상의 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구토·무기력증·경련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합병증 우려가 있기 때문에 종합병원 등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비틀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도 마찬가지다. 수족구병은 바이러스가 원인인데 전염성이 매우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발병 뒤 적어도 1주일 동안은 주변 아이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염 매개체는 콧물이나 침, 물집 안의 진물, 대변 등에 묻어 있는 바이러스이다. 피부에 직접 닿아도 감염될 수 있다. 아직 백신은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방하려면 외출 뒤 손을 잘 씻어야 하고 수족구병 환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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