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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국내 폐렴구균 80%, 주요 항생제로 치료 못해
항생제 관리 소홀땐 재앙

등록 2014-07-14 20:38수정 2014-07-14 21:10

감염 관리·오남용 막아야
폐렴 환자한테서 나온 폐렴구균 10종 가운데 8종가량은 치료에 쓰이는 주요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무려 8종의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폐렴구균이 발견되는 등 항생제 오남용과 병원의 부실한 감염 관리에 경고음을 울리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질병관리본부가 펴낸 ‘지역사회 폐렴환자 폐렴구균의 혈청형 분포 및 항생제 내성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09~2013년 폐렴 환자 1398명에게서 나온 폐렴구균 108건의 내성을 조사한 결과 79.6%가 3종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폐렴구균 치료에 흔히 쓰이는 항생제를 3종 이상 처방해도 폐렴구균 10종 가운데 8종은 죽지 않고 살아남아 치료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폐렴구균은 부비동염·중이염과 함께 폐렴이나 뇌수막염 등을 일으키는 원인 세균이다. 국민 10명에 1명꼴로 이 세균이 발견된다. 건강한 성인은 별문제가 없지만, 병원에 장기 입원해 있는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한테는 폐렴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분석 결과를 보면, 폐렴구균은 항생제에 따라 반응 정도의 편차가 심했다. 오래전부터 치료제로 써온 에리트로마이신이나 테트라사이클린은 각각 내성 비율이 84.3%, 78.7%에 이른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인 세파클러와 세프록심도 각각 79.6%, 63.0%의 내성을 보였다. 폐렴 치료에 흔히 쓰이는 항생제와 먹는 항생제에 특히 내성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여러 세균에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이 듣지 않는 폐렴구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치료에 쓰는 기존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폐렴구균이 갈수록 늘어가는 건 내성을 키울 만큼 항생제를 많이 쓰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한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을 자칫 ‘슈퍼박테리아’라고 말해 공포심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실제로 내성과 함께 독성마저 강한 세균이 나타나면 심각한 재앙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감염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항생제 내성이 심각해지면 세균에 감염돼도 치료를 아예 할 수 없거나 값비싼 항생제를 써야 하고 치료 기간도 길어진다”며 “대학병원 등 지역의 큰 병원에 병원 내 감염을 막고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한 감염관리팀을 둬 중소병원의 감염 관리도 돕도록 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게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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