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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구리’ 하나로 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등록 2014-08-19 16:01수정 2014-08-19 16:16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
한국원자력의학원, 유전자 시스템 최초 개발
48시간 촬영 가능…암세포 죽이는 능력도 갖춰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이 구리 동위원소(Cu-64)로 암을 진단하는 동시에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19일 “강주현 방사선의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이용해 암을 진단하면서 동시에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시스템을 처음 개발했다”고 밝혔다.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은 방사성 동위원소로 만들어진 방사성의약품을 주사한 뒤 몸속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변화를 영상화하는 장치로, 5㎜ 미만의 작은 종양도 찾아낼 수 있어 암 조기진단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연간 35만9983건의 촬영을 할 정도로 보편화했다.

강주현 방사선의학연구소 책임연구원
강주현 방사선의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음(마이너스) 전하를 가진 전자와 물리적 특성은 비슷하면서 전하는 정반대로 양(플러스)인 것을 양전자라 한다. 양전자는 탄소-11(C-11), 질소(N-13), 산소-15(O-15), 불소-18(F-18) 같은 방사성 동위원소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의 한 종류다. 이 원소들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성분이어서 이를 이용해 몸속 생화학적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예로 PET 진단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사성 의약품 ‘F-18-FDG’는 포도당과 유사해 체내에 주사하면 암세포처럼 포도당을 많이 섭취하는 부위로 모인다. 양전자는 아주 짧은 시간에 운동에너지를 잃고 이웃한 전자와 결합해 없어지는데 이때 소멸 방사선인 감마선을 방출한다. 이를 촬영해 암의 존재 여부와 부위 등을 진단하는 것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이다.

연구팀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에 많이 쓰이는 불소-18과 탄소-11 대신에 구리 동위원소(Cu-64)에 주목했다. 우선 세포에서 구리 이온을 드나들게 하는 ‘구리수송체’ 유전자를 재조합(클로닝)해 암 세포에서 발현하도록 한다. 방사성 동위원소인 구리-64를 정맥 주사해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을 하면 암의 위치와 크기가 영상에 나타난다. 구리수송체 유전자를 암 조직에 발현시켜 영상을 촬영한 것은 연구팀이 처음이다.

구리-64는 영상을 얻는 데 이용되는 양전자를 17% 방출할뿐더러 베타선을 39% 방출하는 붕괴특성을 지니고 있다. 베타선은 세포 파괴 능력이 있어 암 치료에도 이용할 수 있다. 더욱이 불소-18과 탄소-11의 반감기가 각각 109분, 20분인 데 비해 구리-64는 720분(12.7시간)이나 된다.

연구팀이 유방암이 걸린 실험쥐에게 구리-64를 주사한 뒤 양전자방출단층촬영을 한 결과 48시간까지 뚜렷한 영상을 얻었다. 또 구리수송체 유전자가 발현된 암 세포가 구리-64 섭취를 48시간까지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강주현 책임연구원은 “구리-64가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 영상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융합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논문은 최근 해당 분야 학술지인 <미국 핵의학회저널>(Journal of Nuclear Medicine)에 게재됐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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