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비만이라도 남성은 30대, 여성은 60대
같은 비만이라도 남성은 30대 등 젊었을 때, 여성은 60대 등 노인이 됐을 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출산과 폐경과 같은 사건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비만율이 높아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29일 질병관리본부가 내놓은 ‘2013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남성 비만율은 30대에서 47.1%로 가장 높았고 이어 나이가 들수록 감소했다(40대 41.5%, 50대 40.8%, 60대 29.3%, 70대 이상 26.2%). 비만 기준은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값인 체질량지수가 25보다 큰 경우다.
여성은 이외는 다른 양상을 보였는데, 20대의 비만율은 14.4%에 불과했지만 30대 17.9%, 40대 25.7%, 50대 33.7%로 계속 높아지다 60대가 가장 높은 42.7%였다. 70대 이상 여성의 비만율은 60대보다는 다소 낮아져 38.6%에 이르렀지만 같은 나이대 남성의 26.2%보다는 크게 높았다.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한 복부비만(남성 90㎝·여성 85㎝ 이상)도 여성은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졌다. 복부비만으로 분류되는 20대 여성은 7.1%에 머물렀지만, 30대는 11.5%, 40대 13.5%, 50대 21.4%, 60대 36.8%, 70대 이상 43.7% 였다. 남성은 연령대에 따른 복부비만 비율에 큰 차이가 없이 24.4~27.9%에 머물렀다.
비만에 해당되는 사람들 가운데 몸무게를 줄이기 위한 시도를 한 비율도 여성은 나이가 증가하면서 감소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20대 비만 여성 가운데 81.1%는 몸무게 감량 시도를 최근 1년 안에 해봤다고 응답했으며, 이 비율은 30대에는 74.6%로, 40대에는 73.8%, 50대 65.9%, 60대 59.5%, 70대 이상은 36%로 감소했다. 남성 역시 나이가 들면서 해당 비율이 감소했으나 40대에 61.6%에서 70대 이상이 45.4%로 여성에 견줘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성의 경우 출산과 폐경이 비만율을 높이는 요인이며 다른 나라도 나이가 들면서 비만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남성이 30~40대에 비만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 연령층이 10~20대이던 때 패스트푸드가 막 등장하면서 이를 많이 섭취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운동이나 직장생활 여부, 몸매에 대한 나이대별 인식 차이 등도 원인으로 추정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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