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려 앉는 등 불편한 자세에서 김장을 하다 보면 손·어깨·허리·무릎 등 관절이 쑤시고 아픈 ‘김장후유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1시간에 한번씩은 자세를 바꾸고 스트레칭을 해주고, 김장 뒤 온욕이나 찜질로 근육을 풀어주면 통증이 줄어든다. <한겨레> 자료사진
중부 지방부터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됐다. 김장하는 데 적정한 기온은 하루 평균 기온이 4도, 최저기온이 0도 안팎이므로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배추를 찬물에 다듬고 씻을 때 쪼그려 앉는 등 불편한 자세가 불가피한 탓에 주부들의 평소 관절 질환이 악화되는 등 건강을 해치기 쉽다. 손·어깨·허리·무릎 등 관절이 쑤시고 아픈 이른바 ‘김장후유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관련 전문의들은 적어도 1시간에 한번씩 일어서서 스트레칭을 해주고 중간중간 허리와 무릎 근육을 풀어주라고 권한다. 또 김장 뒤 통증이 나타나면 온욕이나 찜질로 근육을 풀어주면 통증이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쌀쌀한 날씨에 쪼그리고 앉아
배추 씻고 각종 양념 버무리고
허리·무릎 통증에 절로 ‘아이고~’
의자·벽 등에 기대서 작업 바람직
김장 뒤 저릿저릿 손저림증
온찜질로 근육 풀어주면 좋아 쪼그려 앉으면 허리에 큰 부담, 의자 사용 권장 각종 양념을 버무리는 등 김칫소를 만들 때 보통 딱딱한 바닥에 앉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한다. 이처럼 바닥에 앉아 등을 구부리는 자세를 취하면 척추에 자신의 몸무게보다 2~3배 많은 하중을 주게 된다.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심해지는데, 특히 중년 여성은 허리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약하기 때문에 허리 통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 통증도 잘 일으킨다. 더구나 추운 날씨에 바깥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 관절 경직이 심해질 수밖에 없어 무릎 통증이 나타날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이런 탓에 김장을 할 때는 식탁 등을 이용해 의자에 앉아서 작업하는 게 좋다. 의자에 앉을 때에도 의자 안쪽 끝까지 엉덩이를 붙여 허리를 곧바로 세우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보조 의자라도 써서 무릎 관절이 과도하게 꺾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받이 의자나 벽에 기댄 채 허리를 곧게 펴는 자세도 무난하다. 절인 배추 등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 허리에 부담이 많이 가기 때문에 반드시 두 사람이 함께 들되, 허리를 숙이지 말고 물건을 최대한 몸에 붙이면서 무릎관절을 이용해 일어나는 게 좋다. 김병성 경희대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김장을 할 때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고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근육통이나 관절통을 호소하게 된다”며 “김장을 할 때 적어도 1시간에 한번씩은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는 등 허리와 무릎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재활의학과·정형외과 전문의)은 “김장 전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반신욕을 하는 등 몸을 미리 풀어주는 것도 권고되며, 김장 뒤 가벼운 통증은 온욕이나 찜질로 근육을 풀어주면 완화된다”고 말했다. 저릿저릿 손저림증, 손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김장은 절임 배추 짜기, 칼질, 양념 버무리기 등 손작업이 만만치 않다. 과도한 작업 뒤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손저림증인데, 이는 손목 중앙을 거쳐 손바닥이나 손가락으로 가는 정중신경이 눌려 발생한다. 심하면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고, 손가락이 아프거나 힘이 빠져 물건을 잘 잡지 못할 수 있다. 손저림증은 대부분 청소나 빨래 등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작업을 오래 한 경우에 나타나지만, 종종 목디스크 등 다른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김장철의 과도한 손작업도 일시적인 손저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평소 이 증상이 있으면 더 심해질 수 있다. 서동원 원장은 “손목 주변이 차가울수록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손을 따뜻하게 하는 게 좋다. 보온을 위해 김장을 할 때 고무장갑 안에 면장갑을 끼면 좋다. 또 작업 뒤에는 손목에 온찜질을 하면 경직된 근육을 풀거나 혈액순환에 도움이 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잘 때 수건을 손목에 감고 자면 손목이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고 보온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장 뒤 무릎 관절이 붓고 아프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김장철 후유증이라기보다는 다른 질환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배추 씻고 각종 양념 버무리고
허리·무릎 통증에 절로 ‘아이고~’
의자·벽 등에 기대서 작업 바람직
김장 뒤 저릿저릿 손저림증
온찜질로 근육 풀어주면 좋아 쪼그려 앉으면 허리에 큰 부담, 의자 사용 권장 각종 양념을 버무리는 등 김칫소를 만들 때 보통 딱딱한 바닥에 앉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한다. 이처럼 바닥에 앉아 등을 구부리는 자세를 취하면 척추에 자신의 몸무게보다 2~3배 많은 하중을 주게 된다.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심해지는데, 특히 중년 여성은 허리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약하기 때문에 허리 통증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쪼그려 앉는 자세는 무릎 통증도 잘 일으킨다. 더구나 추운 날씨에 바깥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 관절 경직이 심해질 수밖에 없어 무릎 통증이 나타날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이런 탓에 김장을 할 때는 식탁 등을 이용해 의자에 앉아서 작업하는 게 좋다. 의자에 앉을 때에도 의자 안쪽 끝까지 엉덩이를 붙여 허리를 곧바로 세우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보조 의자라도 써서 무릎 관절이 과도하게 꺾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받이 의자나 벽에 기댄 채 허리를 곧게 펴는 자세도 무난하다. 절인 배추 등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 허리에 부담이 많이 가기 때문에 반드시 두 사람이 함께 들되, 허리를 숙이지 말고 물건을 최대한 몸에 붙이면서 무릎관절을 이용해 일어나는 게 좋다. 김병성 경희대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김장을 할 때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고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근육통이나 관절통을 호소하게 된다”며 “김장을 할 때 적어도 1시간에 한번씩은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는 등 허리와 무릎 근육을 풀어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재활의학과·정형외과 전문의)은 “김장 전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거나 반신욕을 하는 등 몸을 미리 풀어주는 것도 권고되며, 김장 뒤 가벼운 통증은 온욕이나 찜질로 근육을 풀어주면 완화된다”고 말했다. 저릿저릿 손저림증, 손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김장은 절임 배추 짜기, 칼질, 양념 버무리기 등 손작업이 만만치 않다. 과도한 작업 뒤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손저림증인데, 이는 손목 중앙을 거쳐 손바닥이나 손가락으로 가는 정중신경이 눌려 발생한다. 심하면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고, 손가락이 아프거나 힘이 빠져 물건을 잘 잡지 못할 수 있다. 손저림증은 대부분 청소나 빨래 등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작업을 오래 한 경우에 나타나지만, 종종 목디스크 등 다른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김장철의 과도한 손작업도 일시적인 손저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평소 이 증상이 있으면 더 심해질 수 있다. 서동원 원장은 “손목 주변이 차가울수록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손을 따뜻하게 하는 게 좋다. 보온을 위해 김장을 할 때 고무장갑 안에 면장갑을 끼면 좋다. 또 작업 뒤에는 손목에 온찜질을 하면 경직된 근육을 풀거나 혈액순환에 도움이 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잘 때 수건을 손목에 감고 자면 손목이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고 보온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장 뒤 무릎 관절이 붓고 아프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김장철 후유증이라기보다는 다른 질환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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