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신임 이사장으로 임명된 성상철 위원장(가운데)이 1일 취임식이 열릴 예정인 서울 마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강당에 노조원들의 저지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취임식이 열리기 10분 전에야 성 위원장이 이사장에 임명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노조는 성 이사장이 병원 쪽 이익을 반영해 진료비 인상을 요구하던 대한병원협회 회장 출신인 점을 들어 성 이사장 임명을 반대해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 제공 연합뉴스
성상철 전 병원협회장
건보공단 이사장 취임식 파행
“공공보험기관 책임자로 부적격”
노조·의료단체 임명 철회 촉구
건보공단 이사장 취임식 파행
“공공보험기관 책임자로 부적격”
노조·의료단체 임명 철회 촉구
청와대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이사장에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를 지낸 성상철 전 대한병원협회(병협)장을 임명했다. 그러나 건보공단 노동조합과 보건의료단체가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후폭풍이 계속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1일 건보공단 새 이사장에 성상철 전 병협 회장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오후 2시로 예정된 취임식 10분 전에야 이런 사실을 알렸다. 건보공단 이사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성 이사장의 취임식은 건보공단 노조원들이 “취임식 5분 전에야 임명 소식을 알리는 행태가 어딨느냐. 무엇이 두려워 기습 취임식을 여느냐”며 거세게 항의해 파행을 빚었다. 성 이사장 취임식은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40분 지연된 오후 4시40분께 6층 입구를 봉쇄한 채 대회의실에서 수십명의 임직원만 참석해 치러졌다. 성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지속적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국민 건강을 보호하겠다”면서도 “보건의료산업과 건강보험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노동조합과 무상의료운동본부 등 보건의료단체들은 10월부터 성 이사장 임명을 반대해 왔다.(<한겨레> 10월25일치 8면 참조) 병원 쪽 이익을 반영해 진료비 인상을 요구하던 병협 회장 출신인데다, 의료 민영화에 찬성한 전력 등에 비춰 공적보험기관 책임자로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성 이사장은 서울대병원장 재직 때 황우석 줄기세포 연구에 수십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최근 의료 영리화 논란이 되고 있는 원격의료의 모태 격인 유헬스협회 회장도 맡았다. 이들 단체는 이날 성명서를 내어 “병협 회장 시절 민간의료보험 활성화와 영리병원(투자개방형 병원) 허용을 주장해온 성 이사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2일부터 성 이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성 이사장은 1979년 10월26일 궁정동 안가에서 피격된 박정희 대통령이 실려왔던 당시 국군서울지구병원에 군의관으로 근무했으며,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사장을 맡았던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를 지낸 바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박수지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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