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흡연자들의 설자리는 좁아진다. 담뱃값 인상으로 괴롭고 흡연 장소를 찾기 어려워진다. 14일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앞에 설치된 흡연부스 안에서 청년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부스의 이름은 ‘타이소’라고 한다. ‘타인을 이롭게 하는 곳’이란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1분기 5억1900만갑…작년보다 44%↓
금연클리닉 이용 3배↑…값 인상 영향
금연클리닉 이용 3배↑…값 인상 영향
올해 1분기 담배 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금연을 결심하고 보건소나 병·의원을 찾은 흡연자는 올초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담뱃값 인상의 결과가 금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올해 1분기 담배 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9억3000만갑)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44.2%) 감소한 5억1900만갑이라고 밝혔다. 담배 반출량은 1월에 1억5900만갑, 2월 1억6000만갑, 3월 2억만갑으로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3월까지도 여전히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0% 이상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담배 반출량은 담배제조업체와 수입업체가 담배에 붙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납부를 위해 복지부에 신고한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다.
이런 금연 추세는 금연 프로그램 이용자 수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1분기 금연 프로그램 이용자는 지난해보다 약 3배 늘었다.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 등록자는 3월말까지 28만여명으로, 전년(10만여명) 동기 대비 2.7배 증가했다. 올해 2월25일부터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병·의원의 금연치료 서비스를 이용한 흡연자도 3월말 기준으로 약 4만9000명에 이른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초에 금연을 결심했더라도 1월이 지나면 다시 담배를 찾는 흡연자가 많아지는 건 해마다 반복되는 추세인데, 올해에는 담뱃값 인상의 영향으로 3월까지도 담배 반출량이 큰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금연 효과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 의무화 등 금연정책의 추가 시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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