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동부병원의 첫 여성 병원장으로 취임한 김현정 박사
“목표를 뚜렷이 세워두지는 않았어요. 다만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이 행복해야 환자를 잘 치료하고 환자도 행복해질 수 있겠지요. 그런 병원을 만들려고 해요.”
지난 22일 제5대 서울시립동부병원의 첫 여성 병원장으로 취임한 김현정(사진) 박사의 각오다. 2012년부터 정형외과장으로 근무해온 그는 3년 만에 병원장의 책임을 맡았다.
김 원장은 국내에서 정형외과 전문의 자격을 딴 뒤 뉴욕 코넬대 부속 특별수술병원과 아주대 의대 교수를 거쳐 다국적제약사인 화이자제약과 존슨앤드존슨메디컬 등에서 근무했다. 다채로운 이력을 통해 공공의료에 대한 관심을 지니게 된 그는 수익보다는 환자의 건강에 중점을 두고자 공공기관인 서울시립동부병원에 둥지를 틀었다.
김 원장은 그동안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와 <의사는 사라질 직업인가> 등을 펴내, 불필요한 수술을 지나치게 많이 하게 하는 병원 시스템을 비판하는 등 한국의 의료 현실을 적정진료의 관점에서 진단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공공의료는 적정진료를 제공함과 동시에 병원에 오기 전과 사후 관리까지 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 구실을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병원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원장은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재정 건전성을 당연히 고민해야 한다”면서도 “비용을 들이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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