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의 동맥(경동맥)이 정상보다 좁아져 있는지 확인하려고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이 동맥이 좁아져 있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5년뒤 치매 가능성 25% 증가
당뇨 등 만성질환자 경동맥 검사 필요
꾸준한 운동, 항혈전 치료 바람직 ■ 경동맥 안쪽 벽이 두꺼워지면 치매 발생 위험 높아져 노화가 진행되면 혈관이 탄력을 잃어 지방질 등이 혈관 안쪽 벽에 쌓인다. 그렇게 혈관 안쪽이 좁아지게 된다. 심장에서 나온 혈액이 뇌로 가는 통로인 경동맥도 이런 과정을 거쳐 좁아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뇌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치매에 걸리거나 가벼운 인지장애가 나타날 위험이 커진다. 문재훈·장학철·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김기웅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활용해 경동맥 혈관벽의 두께와 치매 발생의 상관성을 조사했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65살 이상 노인 348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해보니, 경동맥의 혈관벽이 두꺼울수록 가벼운 인지장애나 치매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컨대 경동맥 혈관벽이 0.1㎜ 두꺼워지면 5년 뒤에 가벼운 인지장애나 치매 발생 가능성이 25% 높아졌다. 경동맥 혈관벽의 두께가 보통 0.6~0.7㎜ 정도인데 이보다 두꺼워 0.825㎜ 이상이면 정상보다 치매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2배 높아졌다. 아울러 연구팀은 핏속 콜레스테롤 농도, 혈압, 혈관 탄력성 등 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위험 요인과 치매 발생의 관련성을 함께 분석했으나,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수 교수는 “뇌졸중 등 뇌혈관질환이 생기면 치매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뇌혈관 질환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뇌혈관 벽 두께의 이상만으로도 치매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경동맥 정기 검사 필요 경동맥이 좁아져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검사가 상대적으로 더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당뇨·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 등 혈관 건강을 해칠 만성질환을 가진 이들이다. 이미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자한테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생기는 뇌졸중의 발생 위험을 알아보려는 정기적인 경동맥 초음파 검사가 권고됐다. 앞으로는 치매 발생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게 된 것이다. 문재훈 교수는 “만성질환자나 65살 이상 노인은 1~2년에 한번 정도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비롯해 심장·뇌혈관질환의 위험성 검사를 받도록 권고된다”고 말했다. ■ 경동맥 좁아져 있으면 운동·약물치료 필요 경동맥의 혈관벽이 두꺼워져 있는 사람이라면 우선 규칙적인 운동이 권고된다.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운동을 하되, 한번에 30분~1시간 정도 해야 한다. 평소 운동할 시간이 없다면 5층 이하는 계단을 이용하고,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되 한 정거장 정도는 걸으면 좋다. 수영 등 평소 즐기는 다른 운동이 있으면 이를 꾸준히 하면 된다. 식사는 생선과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골고루 먹되, 규칙적으로 챙기며 거르지 않는 게 중요하다. 상황에 따라선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는 약이나 항혈전제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항혈전제는 혈관 안에서 피가 굳어 생긴 혈전(피떡)이 좁아진 혈관을 막아 뇌졸중 등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려는 약이다. 이런 약들은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한 뒤에 자신한테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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