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이주의 건강 화제
식사 시간이 15분도 되지 않는 이들은 위염에 걸릴 위험이 15분 이상인 사람보다 최대 2배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짧은 식사 시간은 과식을 부르고, 이 과식이 위염에 걸리게 한다는 설명이다.
고병준 강북삼성병원 서울종합건진센터 교수팀은 2007~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1만893명을 대상으로 식사 속도와 위염(미란성)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식사 시간이 5분 미만이거나 5분 이상~10분 미만인 사람은 15분 이상인 사람보다 위염에 걸릴 가능성이 각각 1.7배, 1.9배 높아졌다. 또 식사 시간이 10분 이상~15분 미만인 사람도 15분 이상인 경우에 견줘 위염 가능성은 1.5배 높았다. 미란성 위염은 위산 등으로 위 점막층이 손상돼, 방치하면 위장 출혈이나 위궤양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 결과를 보면 건강검진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은 사람의 37.8%가 위염으로 진단됐다. 위염에 영향을 미치는 흡연, 음주 등의 영향을 모두 배제하고 식사 시간과 위염 발생 가능성만 살펴보기 위해 식사 시간을 조사한 결과, 평균 식사 시간이 5분 미만인 경우는 전체의 7.9%, 5분 이상~10분 미만은 40.2%, 10분 이상~15분 미만은 32.1%, 15분 이상은 9.5%였다. 즉, 이번 조사 대상자의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위염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15분 미만의 식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식사 시간이 짧으면 뇌가 포만감을 느낄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에 많이 먹게 되며, 이렇게 과식을 하면 음식물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위 점막이 위산에 더 많이 노출돼 위염 등과 같은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설명했다. 고병준 교수는 “식사를 빨리 하는 사람은 음식을 씹는 횟수와 시간이 적다. 또 심리적으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식사 속도와 위염의 발생 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