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마음을 읽다]<17>
때론 좋은 원동력, 때론 부메랑
‘그 사람 죽이고 지옥 가겠습니다’. 이는 몇 년 전 절찬리에 방영했던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 나오는 대사이다. 복수라는 감정은 이렇게 대상자의 눈을 멀게 만들어 상대방을 해하기 위해서라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고 싶을 만큼 강한 적개심과 투지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니 복수에 사로잡힌 사람의 마음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없지 않을까?
그러나 니체는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 속에서 자신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복수에 눈먼 주인공들이 파멸로 치닫는 결말을 익히 봐왔다. 그런데도 복수는 왜 이렇게 강렬하게 매번 우리를 사로잡는 것일까? 아마도 복수란 감정 속에는 강력한 각성제가 들어 있어 때로는 한 시절을 굴러가게 하는 좋은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리라.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분노, 경멸, 복수와 같은 위협적인 감정의 화살은 결국 최초의 발신자에게 돌아가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우리, 원수 때문에 지옥 가지 말자. 최고의 복수는 내가 더 잘 사는 것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속에서 천불이 나는 그 에너지를 잘 뭉쳐두었다가 보란 듯이 잘 살아버리는 데에 써버리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체력과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또 소중하니까!
김선현/ 차병원ㆍ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대한트라우마협회와 세계미술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예술치료 인턴과정을 수료했고 일본에서 임상미술사 자격을 취득한 뒤 국내에서 미술치료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 학생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 등 ‘국가적 트라우마’의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료해 주목을 받았다
때론 좋은 원동력, 때론 부메랑
김선현/ 차병원ㆍ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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