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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농촌 임신부, 제왕절개 받으려면 도시에서보다 5배나 더 멀리 가야

등록 2016-03-01 19:47수정 2016-03-01 19:47

도시-비도시간 ‘출산인프라’ 격차

보건사회연구원 분석
수술 가능한 병원까지 거리
시에선 4.8㎞…군에선 24.1㎞
도시가 아닌 지역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받으려면 도시보다 다섯배나 멀리 떨어진 곳에 가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와 비도시 간 출산 인프라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는 의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소영 부연구위원은 지난달 26일 한국여성건설인협회와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공동 주최로 열린 ‘존중받는 생로병사를 위한 환경적 모색 세미나’에서 이런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의 ‘임신·출산을 위한 보건 의료 인프라의 현황과 시사점’ 분석을 보면, 전국 각 시·군의 중심지에서 가장 가까운 산부인과까지의 거리는 평균 0.4㎞(2013년 기준)였다. 섬이 많은 인천 옹진군과 경북 울릉군을 제외한 계산값이며, 일반 산부인과까지 평균 거리는 시 지역과 군 지역 간에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제왕절개 분만이 가능한 병원’으로 따지면 사정은 달라진다. 시 지역은 평균 거리가 4.8㎞인데 견줘, 군 지역은 24.1㎞로 다섯배나 더 멀리 가야 한다. 시도별로도 편차가 크다. 서울은 1.1㎞에 불과했지만 경기는 시 지역이 3.4㎞, 군 지역은 18.4㎞였다. 인천의 경우엔 시와 군 지역의 평균 거리가 각각 3.4㎞와 20.6㎞였다. 제왕절개를 할 수 있는 병원까지의 거리가 가장 먼 지역은 강원도로, 시 지역은 19.3㎞, 군 지역은 37.7㎞나 걸린다.

신생아 중환자실을 갖추고 있는 병원까지의 평균 거리도 시 지역이 12.6㎞인데 비해 군 지역은 38.3㎞로 세배 넘게 차이가 벌어졌다. 전남(49.0㎞)과 강원(43.4㎞), 충남(42.4㎞)의 군 지역은 4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산아나 저체중아를 위험군으로 놓고 볼 때, 신생아 중환자실 1곳당 위험군 수는 전국 평균 587명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258명으로 절반에 못미친 반면, 울산(1044명), 충북(1141명), 전남(1540명) 등은 위험군 수가 평균보다 최대 2.6배 이상 많았다.

이 연구위원은 “잠재적으로 응급의료가 필요한 임신출산 인프라가 도시와 비도시, 농어촌 간 격차가 상당하다. 규모가 큰 대학병원이 취약지역 의료시설과 연계해 지원하거나,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임산부에게 응급이송을 위한 교통 편의를 제공하는 등 분만 취약지 지원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보다 전문적인 의료기관을 이용하고 보다 적절한 관리를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연구위원이 ‘2012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 보건복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자녀의 분만 장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산모가 종합병원을 이용한 비율이 월소득 250만원 미만인 경우엔 7.7%에 그친 데 비해 월소득 500만원 이상을 버는 이들은 14.0%였다. 지역별로는 대부분 일반 병원에서 분만한 비율이 높았지만, 강원(56.3%)과 제주(43.2%)의 경우 의원에서 낳는 비율이 두드러졌다. 또 임신 기간에 사전 진찰을 적절하게 받은 비율도 월소득 250만원 미만은 85.1%, 550만원 이상은 94.5%로 차이가 났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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