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에서 경증 노인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인지능력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작년 46만명…4년전보다 56% 늘어
50살미만 환자도 매년 2천명 이상
50살미만 환자도 매년 2천명 이상
최근에 있었던 일에 대한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긴다면 초기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또 시간과 장소를 혼동하거나 물건을 둔 곳이 기억나지 않을 때,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자주 내는 등 기분이나 행동, 성격에 심한 변화가 올 때도 마찬가지다. 흔히 초기 치매는 노화와 함께 오는 건망증과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나이 탓으로 돌리기 쉬운데, 약 10~15%의 치매는 초기에 진료를 시작하면 완치에 가까울 정도로 회복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치매 진료를 받은 환자는 46만명으로, 4년 전보다 16만명이 늘었다. 치매 환자의 약 89%는 70대 이상 노인이며, 80대 노인 5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지만, 50살 미만의 ‘젊은 치매’ 환자도 해마다 2천명을 웃돈다.
50살 미만에 많은 ‘혈관성 치매’ 조기발견땐 호전 가능성 높아
경도인지장애도 치료 효과 커
만 60살 이상 보건소 무료검사
치매예방 수칙 ‘3·3·3’ 실천 권장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11~2015년)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치매 진료 인원은 45만9068명이었으며, 총 진료비는 1조6285억원으로 집계됐다. 치매 환자는 4년 전인 2011년 29만4647명에 견주면 56%나 늘었고, 그에 따라 진료비도 4년 만에 7630억원이 증가했다.
치매 환자 중 70대 이상의 비중은 2011년 83.7%에서 지난해 88.6%로 높아졌다. 80대의 경우, 지난해 전체 인구 115만9천명 중 20만6190명(18%)이 치매 진료를 받았다. 2011년엔 이 비중이 80대 인구의 13%였다. 50살 미만의 치매 환자도 지난해 2190명을 비롯해, 최근 5년간 매년 2천명 이상이 진료를 받았다.
치매 환자가 늘어난 것은 단순히 노인 인구 증가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인구 10만명당 치매 진료 인원을 보면, 60살 미만은 2011년 135명에서 138명으로, 60살 이상은 4만167명에서 5만6246명으로 늘었다.
뇌 기능 손상으로 생기는 질환인 치매의 원인은 연령별로 크게 차이를 보였다.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가 50살 이상 연령층에선 전체의 72.2%에 이를 정도로 많지만, 50살 미만에선 39.9%로 낮은 편이다. 대신 50살 미만에선 혈관 손상에 의한 혈관성 치매(26.9%)와 알코올이나 중금속 오염물질 등에 의한 치매(27.3%·상세불명의 치매)가 많았다.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언어장애가 나타나는 등 치매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곧바로 치매 조기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인지기능 장애가 있지만 치매만큼 심하지 않으면 경도인지장애로 보는데, 65살 이상에서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10~20%에 이른다. 이 중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를 비교적 조기에 발견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혈관성 치매의 경우 초기에 발견하면 다른 종류의 치매보다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 검진은 신경학적 검사, 간이선별검사, 신경심리검사, 뇌영상 검사 등으로 이루어진다. 60살 이상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선별검사(간이정신상태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전국 가구소득 평균(지난해 4인가구 기준 484만원) 이하인 경우엔 정밀검진(뇌영상 촬영 등) 비용이 지원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치매예방수칙 3·3·3’을 실천하도록 권했다. 3권(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와 생선·채소 골고루 먹기, 부지런히 읽고 쓰기), 3금(술은 적게 마시기, 담배는 피우지 말기, 머리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기), 3행(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기, 가족·친구들과 자주 소통하기, 매년 치매 조기검진 받기) 등을 잘 지키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만 60살 이상 보건소 무료검사
치매예방 수칙 ‘3·3·3’ 실천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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