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기생충 발견.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중 유통되는 김치에 대한 안전성 검사 결과, 일부 중국산 제품에서 기생충이 검출됐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9월 27일 경기도 평택항 한 보세창고에 국내 판매를 앞둔 중국산 김치. 중국산 김치의 국내 수입량은 지난 2001년 393t 수준에서 2003년 2만8천700t, 지난해 7만2천t 등으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평택=연합뉴스)
의료전문기자가 알려주는 ‘중국산 김치’ 궁금증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나왔다는 소식에 이와 관련 인터넷 등에서 여러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김치찌개도 먹어서는 안 되며 구충제를 꼭 먹어야 한다는 말부터 기생충 알이 나올 정도면 유기농 배추가 아니었겠느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의사인 <한겨레> 김양중 의료전문기자가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도움말을 얻어, 중국산 김치에 대한 논란과 궁금증을 정리해본다.
김치찌개도 못 먹을 정도인가?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알이 사람에게 감염될 지는 쉽게 단언할 수 없다. 냉장기간이나 소금 농도 때문에 기생충 알이 이미 다 죽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민호 서울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기생충 알이 검출된 김치를 그냥 먹었다해도 100% 감염된다고는 할 수 없다”며 “특히 끓여서 먹으면 기생충 알은 모두 다 죽는다”고 설명했다. 김치찌개까지 피하는 것은 너무 과민반응이라는 설명이다. 용태순 연세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는 “이번에 검출된 기생충은 이미 과거 우리나라에서 많이 겪어본 것이며 잘 알려진 것들이다”며 “혹시 감염된다 하더라도 치료가 잘되므로 너무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용 교수는 “수입 식품에서 기생충이 검출된 만큼 국가적 차원의 식품의 위생에 대책은 충분히 세워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충제는 꼭 먹어야 하나?
이번에 중국산 김치에서 나온 회충, 구충 등은 현재 시중에 있는 구충제로 치료가 잘되는 기생충들이다. 게다가 한 번만 먹으면 네 가지 모두에서 효과가 있다. 특히 약값이 비싸지도 않고, 부작용도 거의 없으므로 먹는다고 해서 큰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임신부 등만 의사랑 상의할 필요가 있을 정도다. 용태순 교수는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너무 염려가 된다면 구충제를 먹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구충제가 기생충 알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말도 나돈다. 최민호 교수는 “알보다는 기생충 성충에 구충제가 효과가 있다는 말은 맞는 말이나, 기생충 알이 몸 안으로 들어와 성충으로 부화하지 않고 변으로 그냥 배출되면 우리 몸에는 아무런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에 중국산 김치를 먹고 감염돼 아직 알에서 깨어나지 않은 유충이 걱정된다면, 2~3달 뒤 약을 한 번 더 챙길 필요는 있다. 기생충이 알레르기 질환을 막는 등 ‘위생가설’도 있는데? 기생충 질환이 크게 줄면서 천식이나 아토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늘었다는 말이 있다. 이른바 위생가설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위생가설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기생충에 억지로 감염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위생적이어야 할 식품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박중원 연세의대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여러 연구에서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살다보면 몸 안의 면역기능이 자신으로 향하게 되는 자가면역질환이 생긴다는 가설이 있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저분한 환경에서 살라고 이야기할 수 없듯이 억지로 기생충이 있는 김치를 먹으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생충 알이 나오는 김치는 유기농 배추를 쓴 것 아닌가? 과거 우리나라도 농약이나 비료보다는 퇴비나 인분이 든 거름을 쓴 농사를 지었다. 이를 무농약 유기농으로 표현하는데,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고 해서 반드시 이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최민호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회충, 구충 등의 감염이 거의 없어 인분이 든 퇴비를 쓰더라도 기생충 알이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반대로 중국은 워낙 기생충 감염률이 높아 유기농이 아니더라도 기생충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중국산 김치를 유기농배추로 만들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이번에 중국산 김치에서 나온 회충, 구충 등은 현재 시중에 있는 구충제로 치료가 잘되는 기생충들이다. 게다가 한 번만 먹으면 네 가지 모두에서 효과가 있다. 특히 약값이 비싸지도 않고, 부작용도 거의 없으므로 먹는다고 해서 큰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임신부 등만 의사랑 상의할 필요가 있을 정도다. 용태순 교수는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너무 염려가 된다면 구충제를 먹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구충제가 기생충 알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말도 나돈다. 최민호 교수는 “알보다는 기생충 성충에 구충제가 효과가 있다는 말은 맞는 말이나, 기생충 알이 몸 안으로 들어와 성충으로 부화하지 않고 변으로 그냥 배출되면 우리 몸에는 아무런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에 중국산 김치를 먹고 감염돼 아직 알에서 깨어나지 않은 유충이 걱정된다면, 2~3달 뒤 약을 한 번 더 챙길 필요는 있다. 기생충이 알레르기 질환을 막는 등 ‘위생가설’도 있는데? 기생충 질환이 크게 줄면서 천식이나 아토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늘었다는 말이 있다. 이른바 위생가설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위생가설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전문가들은 기생충에 억지로 감염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특히 위생적이어야 할 식품에서 기생충이 나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박중원 연세의대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여러 연구에서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살다보면 몸 안의 면역기능이 자신으로 향하게 되는 자가면역질환이 생긴다는 가설이 있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저분한 환경에서 살라고 이야기할 수 없듯이 억지로 기생충이 있는 김치를 먹으라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생충 알이 나오는 김치는 유기농 배추를 쓴 것 아닌가? 과거 우리나라도 농약이나 비료보다는 퇴비나 인분이 든 거름을 쓴 농사를 지었다. 이를 무농약 유기농으로 표현하는데,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고 해서 반드시 이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최민호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회충, 구충 등의 감염이 거의 없어 인분이 든 퇴비를 쓰더라도 기생충 알이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반대로 중국은 워낙 기생충 감염률이 높아 유기농이 아니더라도 기생충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중국산 김치를 유기농배추로 만들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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