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학 전공하면 경제적 형편 등 어려워
외과계 기피현상도 마찬가지 이유일 듯
저학년에 기초의학 배우는 과정도 영향
외과계 기피현상도 마찬가지 이유일 듯
저학년에 기초의학 배우는 과정도 영향
의대를 다니는 학생들 가운데 졸업 뒤 기초의학을 전공하겠다는 학생은 극히 드물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초의학은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임상 과목과 달리 생리학, 예방의학, 생화학 등 의학 기술의 기반이 되는 지식을 연구하는 분야다.
29일 이진석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팀은 2013년 전국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1만2709명을 대상으로 전공선택에 대한 선호도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졸업 뒤 기초의학을 전공하겠다는 응답은 전체 100명 가운데 2명에 불과했다. 전공과목에 대한 선호도 순위를 보면 내과계가 67.6%로 가장 높았고 외과계는 30.4%, 기초의학은 2%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다른 과를 전공하고 난 뒤 의학전문대학원생이 된 이들보다 바로 6년제 의대로 입학한 학생들이 기초의학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1.63배 높았다. 의대 이외의 학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모집해 기초의학 전공자를 늘리겠다는 의학전문대학원의 취지가 현실에서는 실현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진석 교수는 “기초의학을 전공하면 임상과목을 전공했을 때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지위도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피하고 있다”며 “이런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기초의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과대학의 교육과정도 기초의학 전공을 기피하게 되는 이유로 꼽혔다. 실제 이번 연구 조사 결과에서는 여학생의 경우 4학년이 되면 1학년보다 기초의학 선호도가 6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교수는 “현재 의과대학 교육과정을 보면 대체로 기초의학을 저학년 때 배우고 고학년이 되면 주로 임상과목을 배우게 된다”며 “이 때문에 저학년 때 기초의학에 관심을 가졌던 학생들도 고학년이 되면 멀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건강분야인적자원> 최근호에 실렸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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