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에서 200여명 C형 간염 확인
무허가 치료사로부터 치료받다 감염된 듯
무허가 치료사로부터 치료받다 감염된 듯
질병관리본부가 건강보험 자료 분석을 통해 전북 순창에서 다른 지역보다 C형 간염 환자가 많아 역학조사에 나섰다.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앞서 다나의원 등이 주사제 등을 섞어 쓰다가 감염된 것과는 달리 무허가 치료사가 불법 치과 진료나 한방 치료 등을 하면서 집단 C형 간염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31일 질병관리본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2013년 1월~2015년 8월 전북 순창의 한 지역에서 C형 간염 환자 203명이 진료를 받았다. 순창에 사는 사람이 3만여명인 것에 견줘 C형 간염 환자 수가 전국의 평균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되자 보건당국은 지난 3월과 지난 30일 순창의 한 병원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역학조사 결과에서 이 병원에서의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례는 확인하지 못했다. 대신 병원 진료기록을 확인한 결과, 상당수의 환자가 마을 회관 등을 돌며 불법으로 의료 행위를 하는 무허가 치료사로부터 치과 질환 치료나 한방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 무허가 치료사가 C형 간염에 걸린 환자를 치료한 의료 도구를 다른 환자에게 사용하면서 간염을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환자들에게 불법 의료행위를 한 사람들은 농촌 지역을 떠돌며 싼값에 치과 치료를 하거나 침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허가 치료사가 불법 시술을 하면서 C형 간염이 감염됐다는 것이 맞다면 이와 같은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발생했다”며 “감염 관리에 지식이 없는 불법 시술자로부터의 시술은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전북 순창에서 발생한 C형 간염 집단 발병사건은 불법 한방치료업자와 불법 치과진료행위자에게 진료를 받은 환자에게서 발생한 것”이라며 “감염의 위험성이 높고 치료 뒤 국민에게 피해가 많은 불법 치과진료행위에 보건당국이 철저히 단속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김양중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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