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피임약 오남용하는 10대 급증

2012년에 견줘 지난해 2.5배…“청소년에게 피임 관련 정보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사후피임약을 오남용하는 10대 청소년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사후피임약 처방 현황’ 자료를 보면, ‘한달에 2번 이상’ 사후피임약을 복용한 것으로 보이는 여성이 2015년에 5482명에 달해 2012년의 2395명에 견줘 3년 만에 약 2.3배로 늘었다. 특히 10대의 경우 이런 오남용 의심 사례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2012년 170명이었던 10대의 사후피임약 오남용 의심 사례는 2015년 420명으로 약 2.5배로 많아졌다.

사후피임약은 고농도의 여성호르몬을 투여해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피임을 유도한다. 이처럼 급작스러운 호르몬 변화가 여성의 몸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한 생리주기 동안에 2번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약을 한달 안에 2번 이상 처방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오남용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사후피임약 전체 처방 건수도 크게 늘고 있는데, 지난해 총 처방 건수는 15만9575건으로 2012년의 8만5429건에 견줘 87% 증가했다. 나이대별로는 20대가 51.8%(8만2679건)를 차지해 가장 많이 처방받았고, 이어 30대가 26.8%(4만2726건), 40대 11.9%(1만8913건), 10대 9%(1만4390건), 50대 이상 0.5%(867건) 순이었다.

인재근 의원은 “질병관리본부의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임신을 경험한 청소년 10명 가운데 7명은 인공임신중절수술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상대적으로 임신과 출산 관련 질환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피임 관련 정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중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