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 ‘응급실 불법알바’ 적발

소개비 5억3천만원 받은 병원장 둘 적발

공중보건의와 수련의들이 아르바이트 삼아 병원 응급실 야간당직 의사로 불법근무한다는 공공연한 비밀이 사실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 수사과는 31일 병원 응급실 야간당직 의사로 공중보건의와 수련의 등을 불법 공급해주고 5억3천여만원의 소개비를 챙긴 혐의(직업안정법 위반 등)로 부산 ㅇ병원 이아무개(41) 원장을 구속하고, ㄹ병원 김아무개(61) 원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씨 등의 소개로 응급실 야간당직 의사로 불법 아르바이트를 한 공중보건의 21명을 보건복지부에 통보하고, 이들을 고용한 병·의원 23곳을 관할 행정기관에 통보했다.

이씨는 2003년 7월초 응급실 야간당직 의사를 구하던 부산 부산진구 ㅅ병원에 경남 합천군의 보건지소 공중보건의 임아무개(29)씨를 보내주는 대가로 60만원을 소개비로 챙기는 등 2001년초부터 지난해 7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829차례에 걸쳐 부산·경남지역 병·의원들에 응급실 당직의사를 공급해주고 소개비 5억16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이씨에게 빌려준 돈 1억9천만원을 탕감해주는 조건으로 야간당직 의사 소개권을 넘겨받은 뒤 지난해 11월말까지 이씨와 같은 수법으로 40여명을 부산·경남지역 병·의원에 야간당직 의사로 소개시켜주고 2천여만원을 소개비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와 김씨는 부산·경남지역 공중보건의와 수련의, 일반의사 등 600여명의 연락처를 확보해 야간당직 의사를 구하는 병·의원에 공급해주고, 자신들이 직접 병·의원으로부터 아르바이트 비용의 10%를 소개비로 챙기고 나머지 90%를 아르바이트 의사에게 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불법 아르바이트를 한 공중보건의와 수련의는 하룻밤 근무에 20만~70만원을 받았으며, 환자에게 이씨 명의의 진단서를 발급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공중보건의는 병역 의무를 대신에 근무하므로 현행법상 아르바이트를 못하게 돼 있을 뿐 아니라 근무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야간 당직 아르바이트가 애초 불가능하다”면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아르바이트 의사를 불법 고용하는 병·의원이 더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최상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