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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의사·한의사들 ‘안아키’ 비판에 “의료계도 반성해야”

등록 2017-05-31 08:59수정 2017-06-01 10:58

극단적 자연주의 육아 카페 주장에
의사협회·한방소아과학회 비판
“‘수두파티’ ‘아토피 긁어내라’ 등
비과학적 처방은 합병증 불러”

한쪽선 “불충분한 의사 설명에
부모들 자구책 찾은 탓” 지적도
‘예방접종은 맞히지 마라’, ‘아토피는 긁어내라’ 등 극단적인 자연주의 육아를 내세운 인터넷 카페 ‘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에 대해 의학계와 한의학계가 한목소리로 비판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치료가 쉽지 않은 아토피 등을 앓아도 진료실에서 의사 설명이 3분을 넘지 않아 부모 스스로 안아키와 같은 카페를 찾게 한 점은 의료계가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3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자연치유의 허와 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는 안아키 카페에서 권고한 자연치유법이 “근거 없는 사기”라는 강한 비판이 나왔다.

안아키 주장 중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수두 파티’와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대책이다. 수두 파티는 어린아이들이 수두에 걸리면 평생 면역력을 갖게 된다는 믿음으로 수두 걸린 아이들과 일부러 접촉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수두는 합병증으로 2차 세균감염, 폐렴, 뇌염 등과 같은 중증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면역력을 갖기 위해 수두에 걸리게 했다가 폐렴이나 뇌염 등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아키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위해 햇빛을 쬐거나 긁어내라고 권하고 있다. 햇빛이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되며, 아토피가 있는 피부가 가려운데도 이를 참는 것은 더 스트레스를 일으켜 질병이 악화한다는 것이다. 의학계에서는 아토피 피부염이 있을 때 이를 긁어내면 세균 감염 등이 나타나 더 악화할 수 있으며, 햇빛이 아토피 피부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인 근거도 없다고 설명한다. 안지영 아토피피부염학회 이사는 “아토피 피부염은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2차 감염에 따른 흉터가 생길 수 있어 정확한 진단 뒤 치료해야 아토피 악화를 막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의사들도 안아키 치료법을 비판하고 있다. 대한한방소아과학회는 29일 보도자료를 내어 “의학적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를 ‘자연치유’ 또는 ‘자연 면역력 강화’라는 미명 아래 영유아에게 시행하는 것은 치료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고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부모들이 안아키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의사들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치료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단체 ‘건강과 대안’에서 활동하는 박지영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신뢰할 만한 의학정보를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전달해야 환자와 의료인 사이에 신뢰가 쌓이고 치료도 효과를 더 발휘할 것”이라며 “채 3분도 되지 않는 진료 시간으로 설명 의무를 제대로 다하지 못해 안아키와 같은 카페에 관심을 갖게 한 점은 의료계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안아키 카페가 최근 폐쇄돼 자체 조사가 어려워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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