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건강 |
“설 연휴 부모님 건강 살피자” |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설이 1주일여를 남기고 있다.
이 즈음이면 고향 방문을 앞둔 대다수 직장인들의 마음은 이미 고향에 가있다.
하지만 명절 때 찾는 고향의 부모님은 해마다 건강이 예전같지 않아 자주 문안인사를 드리지 못하는 자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올 설에는 마음만이 아닌 직접 건강을 챙겨 드리는 효도 방문길이 되어보자. 설을 앞두고 전문의의 도움말로 노인들이 쉽게 걸리는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 아침 화장실 고생 심하시다면= 부모님의 건강을 체크할 때 아침에 꼭 살펴봐야 할 것이 바로 화장실 출입이다.
건강한 노인의 15~30%가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할 정도로 변비는 노인들에게 흔하다.노인성 변비는 노화로 인해 장운동이 더뎌져 나타난다.
대부분의 노인들이 배변횟수의 감소는 물론 배변시 지나치게 힘을 주어야 한다고 호소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가장 큰 원인은 수분량과 운동량이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배와 골반 근육이 약해진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섬유질과 수분이 풍부한 식사를 하고 조금씩이라도 꾸준히운동을 해야 한다.
변의가 없더라도 매일 아침 식사 후에 적어도 5~15분 정도 화장실에 가는 것이중요하다.
변의는 있으나 배변이 어려울 때에는 변기 발밑에 15㎝가량의 받침대를받쳐서 쪼그리고 앉는 자세를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중년 이후 갑자기 변비가 생기는 등 배변습관이 바뀌었을 때는 대장암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때는 대장내시경 검사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 불안한 걸음걸이를 보이면= 점심도 먹고 산책도 할 겸 집 근처로 나들이 가는 가족이 많다. 그러나 차만 타면 어지럽고 멀미가 난다며 힘들어 하시는 부모님. 평소 차를 많이 타지 않은 탓에차의 움직임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땐 머리를 똑바로 들고 눈을 지그시 감은자세로 안정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단 차에서 내려서도 어지러움을 호소하고걸음걸이가 불안하다면 귀 이상으로 오는 어지럼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우리 몸의 여러 기능이 떨어지는데 특히 균형을 잡아주는 전정기관의 기능이 떨어진다.
이는 내이(속귀)에 있는 감각세포와 여러 신경 세포들이 60세를 전후로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몸은 움직임이나 흔들림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해 어지럼증과 멀미를 호소하게 된다.
증상 자체는 5분을 넘지 않지만 기력이 약한 노인들은 느낌이 1시간이상, 심지어 하루종일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노인의 어지럼증은 무엇보다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귀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있는가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인이 어지럼증을 호소할 경우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 코골이 도중 무호흡증이 있다면 = 부모님이 주무신다고 해서 건강을 챙기는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잠자리에 드시자마자 요란하게 코를 곤다면 이는 단잠의 청신호가 아니라 건강의 적신호로 볼 수 있다.
젊었을 때 심하지 않던 코골이는 나이가 들면서 만성화돼 증상이더욱 악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를 골다가 '컥~' 하며 숨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때이다.
매일 밤 수면무호흡증이 되풀이되면 낮에 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고혈압, 부정맥, 뇌졸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들은 노인들의 지병을 더욱 악화시킬 수있어 젊은 사람들보다 더 주의가 필요하다. 코골이는 대부분 몸이 뚱뚱하고 목이 굵은 노인들에게서 심하다. 보통 체격을가진 사람에 비해 목안이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매일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조절을 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3시간전부터는 코골이를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 진정제나 수면제, 감기약 등을 피하는것이 좋다.
또 잠잘 때 똑바로 누워서 자지말고 옆으로 누워서 자도록 해야 한다. 테니스공을 잠옷의 등 쪽에 고정시켜 놓으면 잠결에 다시 등을 대고 누워 자는것을 막을 수 있다. 침대의 머리 쪽을 30도 정도 높이거나 자는 중에 턱이 들리도록경추 보호대를 한다. 단, 높은 베개는 피한다.
그러나 이런 생활요법으로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간단한 수술이나 양압기 사용을 통해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할 수 있다.
■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한다면= 노쇠 현상과 과체중으로 인해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은 우리나라 55세 이상 노인의 80%, 75세 이상 노인의 대부분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게 되면 앉았다 일어날 때, 계간을 오르내릴 때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활동이 힘들어지게 된다.
아직까지 퇴행성 관절염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는 치료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진통 소염제의 경우 증상이 좋아져 통증이 사라졌을 땐 잠시 약을 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흔히 `연골 주사'로 불리는 하이알루론산 주사는 초기 관절염에 효과가 있지만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뼈 주사'라고 하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관절이 붓는 증상이나 심한 통증 조절에는 효과가 있으나 자주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있어 남용은 금물이다. 약물만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땐 수술을 하는 편이 낫다.
전문의와 상의해자신에게 맞는 수술법을 찾는 것이 원칙이며 증상이 심하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볼 만하다.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바닥에 앉는것보다 의자나 소파에 앉아 생활하고 밥상보다 식탁에서 식사하는 것이 좋다. 또 바닥에 요를 깔고 자기보다는 딱딱한 매트가 있는 침대에서 자는 것이 관절에 무리가 덜 간다. 변기도 물론 좌식 양변기가 편리하고 신발도 쿠션이 있어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것이 좋다.
관절이 시큰거리는 등 문제가 있다면 운동도 골라서 해야 한다. 관절에 충격을주는 조깅이나 러닝머신 등은 피하고 걷기, 수영,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을 하는 게좋다.
■ 치아가 부실하다면= 한 조사에 따르면 65~74세 사이 노인에게 남아있는 치아는 평균 12개, 75세 이상은 평균 2.46개에 불과하다. 노인들의 치아는 또한 누렇게 변하고 삐뚤삐뚤해져 나이가 더 들어 보이게 한다.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들은 같은 연령대임에도 더 늙어 보이기 때문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돼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이가 빠진 채로 오랫동안 방치하면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미관상 좋지 않을뿐만 아니라 음식 섭취 장애에 의한 영양부족 등 건강상의 문제도 따른다.
또한 치아 불균형으로 턱관절이 손상돼 턱에서 자주 소리가 나거나 얼굴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아 일그러져 보일 수도 있다. 이런 상태가 심해지면 척추만곡이나 신경통 등이악화될 수도 있다.
이밖에 치아 상태가 나빠 씹는 행위(저작활동)가 줄어들면 뇌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노인들의 상실된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에는 틀니, 임플란트, 투키 브리지(two key brige) 등을 들 수 있다.
틀니는 가장 보편적인 대체 치아다. 비교적 가격이 싸고 시술기간도 3주 이내로짧지만 단단한 깍두기나 질긴 고기는 먹기 힘들고 경우에 따라 잇몸이 아플 수도 있다.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금속 기둥을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방법으로 씹는 힘이 자연치에 버금갈 정도로 좋다. 하지만 잇몸 뼈가 부실하거나 당뇨나 고혈압등이 있는 전신 질환자들에겐 시술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투키 브리지는 빠진 치아의 양옆 치아에 미세한 구멍을 내인공치아를 다리(브리지)처럼 거는 시술법이다. 치아가 연속적으로4~5개까지 없는경우에도 가능하며 마취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 등의 전신 질환자나 70대 이상의 고령자에게도 시술할 수 있다 (도움말:하나이비인후과 박상욱 원장, 21세기병원 성연상 부원장, 인천 힘찬병원 정형외과 이수찬 원장, 미소드림치과 황성식 원장)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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