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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1 17:39 수정 : 2005.02.01 17:39

인스턴트 식품이 아닌 야채 등 자연식은 몸에 스트레스를 막아 면역기능을 높인다.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위치한 정수생태수련원 민형기 원장과 수련원 관계자들이 직접 기른 야채들로 가득한 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황석주 기자



⑬ 스트레스 관리하기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마음을 편히 가지세요”라는 말이다. 그러면 대부분의 환자들의 반응은 이것저것 신경쓸 일도 많고 스트레스 받는 일들도 많은데 어떻게 마음 편히 살 수 있겠는가 한다.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주부는 주부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치고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누구나 다 자기 나름대로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안은 채 털어내지 못하고 쌓아두다가 신체의 질병으로 나타나고 나서야 그 심각성을 인식하는 이들도 많다. 겉보기에 아무리 편해보이는 사람도 알고보면 다 나름대로의 걱정거리가 한두가지씩 있게 마련이라는 말처럼 스트레스는 이미 일상생활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런 스트레스들을 관리해야할 것인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점이라 하겠다.

쌓이는 스트레스 만병 원인
인스턴트 식품 피로만 키워
신선한 야채 약보다 큰 도움

동양의학에서는 예로부터 심신의학이라하여 몸과 마음의 연관성을 강조해왔다. 즉, 몸에 병이 생김은 단지 오장육부 그 자체에서 생긴 병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과도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흔히 고민거리가 있거나 마음이 편치 못할 때 쉽게 감기에 걸린다던가 체한다거나, 아니면 반대로 몸이 아플 때 더 많은 고민거리가 생기고 우울해짐은 우리가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감정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고 현대의 복잡한 생활은 이러한 감정의 구조들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감정이라는 것은 마음이 편안하게 안정되어 있을 때에는 올바른 느낌이 생기지만, 마음이 불안정할 때에는 한쪽으로 치우치기 쉽다. 이런 감정의 부정적인 면을 한의학에서는 칠정(七情)이라 하여 병의 큰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감정에 치우치면 다른 사람과 사물이 옳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치우친 감정을 가지고 생각하고 생활하면 당연히 건강에 적신호가 오게 되는 것이다. <소문 상고천진론>에서는 ‘염담허무’(恬憺虛無)라 하였는데, 이는 ‘마음을 편안하고 담담하게 하고, 생각을 비우고 없애도록 하라’는 뜻이다.

최근 들어 비만크리닉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히 많은 수가 스트레스로 인한 비만인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 몸은 달고 기름 진 음식을 찾게 된다. 달고 기름진 음식은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하는 역할을 해서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만족감은 장기간에 걸친 더 큰 비만이라는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스트레스의 문제는 단순히 스트레스 그 자체의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에 영향을 미치고 또한 그러한 신체의 반응이 또 다른 스트레스 인자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단순한 비만 뿐 아닌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들도 칠정의 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할 때 현대인들의 스트레스, 칠정의 변화는 단순히 간과할 수만은 없는 문제라 할 것이다.

또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스트레스는 뇌 속에 담음의 발생을 촉진시킨다. 담음이란 뇌 속에 끼어있는 일종의 찌꺼기라 할 수 있는데 뇌 속에 담음이 많이 생길수록 뇌는 점점 제 구실을 못하게 되고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 탓이 아니라 우리가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은 그리 힘들지 않다. 의식주와 가정, 주변환경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상당한 부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스턴트 식품을 피하고 신선한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바쁘고 피곤할 때 찾는 간편하고 입에 단 음식들이 오히려 우리 몸의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음을 우리는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한방에서는 스트레스의 해소를 위해 청심연자음, 가미소요산, 귀비탕, 보심건비탕, 가미육울탕 등을 처방한다. 이는 심장의 울혈을 풀어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서 긴장을 풀어준다. 또한 소화력을 좋게 하여 머리를 맑게 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일상생활 자체의 개선이 없다면 치료제를 사용하여 치료한다고 해도 또 다시 원래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콘크리트 건물과 콘크리트 바닥에 더 익숙하고 맨 토양을 밟기 힘들어진 요즘, 일상생활의 긴장과 스트레스 또한 노력 없이는 벗어날 수 없는 하나의 중요한 질병원인이라 하겠다.

송미연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mysong@kh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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