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이 4일 밤 ‘뉴스데스크’에서 ‘피디수첩’ 취재진이 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진위 논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대국민 사과방송을 하고 있다. 문화방송 화면 촬영.
연구원들 “황우석 죽이러 왔다고 했다”증언
취재목적 안 밝히고 ‘다큐 만든다’ 거짓말도
4일 <와이티엔>이 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원들이 <문화방송> 피디수첩의 취재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는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고, 문화방송이 즉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배아 줄기세포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애초 난자제공 등으로 불거진 생명윤리 논란이 방송의 보도윤리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황교수 구속될 것”=김선종(34)·박종혁(36) 두 연구원은 와이티엔과의 인터뷰에서 피디수첩팀이 취재 과정에서 강압적으로 취재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피디수첩팀이 자신들에게 황 교수의 논문이 취소되고 검찰에 구속될 것이라는 얘기를 여러 차례 밝혔다고 이날 와이티엔이 보도했다. 와이티엔은 또 이들이 “피디수첩팀이 ‘황 교수를 죽이러 왔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박사는 와이티엔과의 인터뷰에서 “(피디수첩팀이) 셀라인이 가짜로 판명났고, 그 관계로 두 논문 다 취소가 될 것이고, 그 일로 황 교수님도 구속될 것이고, 그 다음에 세상이 바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도 피디수첩팀이 취재과정에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 미국에서도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며 “알고 있는 사실을 사실대로 이야기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와이티엔은 또 이 과정에서 피디수첩팀이 심지어 검찰 수사까지 거론하며 이들의 신원보장까지 약속하더라는 연구원들의 말을 전했다.
YTN 보도의 핵심내용과 피디수첩 입장
“몰카로 녹취”=와이티엔은 피디수첩팀이 취재 과정에서 몰래카메라로 녹취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피디수첩팀이 연구원들을 만났을 당시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것에 대해 김 박사는 피디수첩팀과의 인터뷰 당시 “지금 혹시 녹취하시거나 촬영하고 계십니까?”라고 물었지만 당시 피디수첩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나중에 피디수첩팀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몰래 녹취한 내용을 방송하지 말라고 요청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와이티엔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렇게 몰래카메라로 녹취했다는 연구원들의 주장에 대해 피디수첩팀은 문화방송 자체조사에서 이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목적도 속여”=연구원들은 또 피디수첩팀이 취재목적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박사는 피디수첩팀한테서 ‘다큐멘터리 촬영 예정이고 인터뷰가 없을 것이며 앞으로 생명공학에 대한 3부작 시리즈를 만들려고 한다. 자료 협조 좀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일이 왔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의 이런 발언은 10월20일 피디수첩팀이 미국 현지에서 연구원들을 접촉하는 과정에 취재 목적을 정확히 밝히지 않았을 뿐더러 거짓말까지 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김 박사는 와이티엔과의 인터뷰에서 “막상 피디수첩 취재진 2명이 집중적으로 물은 이야기는 이메일과 전화로 알려온 내용과 달랐다”고 말했다.
이창곤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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