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말 문 연 한양대병원 어린이학교 교장 이영호 교수
“아파서 학교 못다니는 고통도 치유”
“백혈병 등 암 치료뿐만 아니라, 퇴원 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아이들에겐 견딜 수 없는 고통입니다.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줄 수 있는 어린이학교를 만들겠습니다.”
한양대병원 이영호 소아과 교수는 지난 11월 말 설립된 이 병원 어린이학교 초대 교장으로 취임했다. 뇌종양, 백혈병 등으로 여러 달 입원 치료를 받다가 한 학년을 쉬거나 진학 등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아이들을 위한 길이 열린 것이다.
대상 학생 수는 20명 선이 될 전망이다. 이미 관할 서울시 성동교육청의 허가를 얻었으며, 교사 자격증을 가진 18명의 교사가 자원 봉사활동을 하며 한양대학 학생 자원봉사자들 20여명도 동참할 예정이다. 외래에서 항암 치료를 위해 하루를 아예 빠져야 하는 아이들도 아침에 검사를 하고, 수업을 받다가 치료를 받으면 된다.
이 교수는 교장으로서 아침 조회도 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신 학생들이 운동장에 모두 나와 하는 조회는 절대 아니다. 이 교수는 “아침에 회진 돌면서 건강상태를 직접 챙기는 것이 저의 조회입니다. 아파서 조퇴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몸 상태를 최선으로 돌봐주는 것이 교장의 임무인 셈이죠.”
이 교수의 병원 내 어린이학교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양대병원 근무 전 부산 동아대병원에서도 어린이학교를 맡아 운영했다. 당시에는 초등학생들만 대상으로 했고, 부산 지역 아이들만 혜택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학생도 포함이 되며, 성동구청 밖의 아이들도 대상이 된다.
“학교 생긴다는 소식에 중학교 2학년인 한 백혈병 환자가 찾아왔어요. 조금만 빨리 열면 3학년 올라갈 수 있는 학교일수를 채운다는 거였는데…. 참 안타깝더라고요. 앞으로 이런 환자들 생기지 않도록 아이들 건강 돌보면서 공부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갈 겁니다.”
글·사진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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