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9.11 11:48
수정 : 2018.09.1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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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여만에 발생한 가운데 9일 오전 환자 아무개씨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감염격리병동 앞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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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The)친절한기자들]
대한감염학회 백서 ‘메르스 연대기’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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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여만에 발생한 가운데 9일 오전 환자 아무개씨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감염격리병동 앞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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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이 3년 만에 또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어떻게 전파되는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메르스를 둘러싼 질문이 다시 나옵니다.
‘더(The) 친절한 기자들’은 2015년 최전선에서 메르스와 사투를 벌였던 의료진들이 펴낸 대한감염학회 백서 ‘메르스 연대기’를 토대로 메르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봅니다.
■ 메르스 바이러스는 정말 공기로 전파되나요?
메르스는 공기 중으로 전파되지 않고 감염자의 분비물을 통해서만 전염된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입니다. 즉,
환자의 침이나 콧물 같은 체액이 기침 등으로 튀어 감염되는 ‘비말감염’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5년 5월 말, 첫번째 확진 환자와 직접 접촉이 확인되지 않은 비격리자들의 감염이 확인되면서 공기 전파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는
애초에 격리대상을 ‘병실출입자’로 한정해 설정한 좁은 방역망의 문제이지 공기 전파의 직접적인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감염내과의 김태형 교수는 공기 전파 가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만약 공기 전파가 된다면 가장 밀접하게 접촉한 가족 간 전파가 대부분 이뤄져야 하지 않았을까요? (중략) 외국 데이터도 그랬지만 국내에서도 가족 간의 전파는 5∼10% 이내였어요. 데이터가 보여주는 거죠. 만약 공기 전파가 실제로 일어났다면 이 수치는 말이 안 돼요. 지역사회에서도 훨신 더 많이 발생했을 거고, 지하철·버스 등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전파도 이뤄졌을 거에요.”
다만 2015년 당시 대한감염학회는 병원처럼 제한되고 밀집된 공간 내에서는 일단 공기 전파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같은 치료 공간 안에 머무른 모든 사람들을 밀접 접촉 대상자로 간주해 관리하는 등 ‘신중하고 광범위한 대처’를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기관지 삽관, 기관지 내시경 등 의료시술을 할 때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자)이 형성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오랜 시간 떠 있어 공기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입니다.
■ 2015년에는 왜 초기에 감염자가 늘어났나요?
질병관리본부는 10일 오후 5시 전화브리핑에서 “환자 ㄱ(61)씨와 긴밀하게 접촉한 밀접 접촉자는 21명, 일상 접촉자는 417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밀접 접촉자는
마스크나 장갑, 눈 보호장비 등을 착용하지 않고 환자와 2m 이내에 머문 경우, 같은 방이나 병실에 머문 경우,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과 직접 접촉한 경우 등에 해당합니다. 이 때 ‘2m’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사스와 신종 인플루엔자 유행 당시 적용했던 밀접 접촉의 기준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2014년 12월 24일 만들어진 밀접 접촉자 기준은 이와 조금 달랐습니다. 2m뿐만 아니라 ‘1시간 이상’이란 조건이 추가로 달려있던 겁니다.
“밀접 접촉자는 환자와 신체적 접촉을 한 사람 또는 환자가 증상이 있는 동안 2m 이내의 공간에 1시간 이상 머문 사람으로 정의한다.”
-메르스 대응지침 제2판 (2014년 12월 24일자)
미증유의 신종 감염병이라 의학적 지식과 데이터가 부족해 방역망을 좁게 설정한 탓에 다수의 메르스 감염자가 좁은 방역망을 빠져나왔고 예상과 다른 곳에서 확진 환자가 나왔습니다. 이는 고스란히 메르스에 대한 공포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대한감염학회는 “CDC는 다수의 세부사례를 ‘또는’(Or)으로 연결해 더 포괄적이고 광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2m’와 ‘1시간’을 ‘그리고’(And)로 붙이면서 스스로 그물망의 폭을 줄여 버렸다”며 “당시 이러한 기준 설정은 보건당국의 치명적인 실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후
정부는 밀접 접촉자 판정 기준에서 ‘1시간’을 삭제하고, 발열 기준도 ‘38도 이상’에서 ‘37.5도 이상’으로 변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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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국립인천공항검역소 검역관들이 10일 낮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안 주기장을 통해 두바이서 온 탑승객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인천공항/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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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검진 결과는 뒤바뀔 수도 있나요?
2015년 당시 7살 초등학생은 6차례의 검사를 받으면서 음성, 양성, 판정불가를 오가는 등 검진 결과가 널을 뛴 적이 있습니다. 가뜩이나 정부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던 분위기에서 방역당국은 “아이를 데리고 실험”을 한다는 오명까지 뒤집어 써야 했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정말 의료진의 미숙함 때문이었을까요?
학회는
검체 채취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어려움 때문에 비롯됐다고 봅니다. 메르스 진단을 위해선 바이러스 농도가 높은 가래(객담)가 필요한데, 가래를 잘 뱉어내지 못하는 환자일 경우 검사 결과가 엇갈릴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메르스 검사는 한 번 할 때 두 단계의 검사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1단계에서 양성이 나와도 2단계에서 음성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학회는 “(당시) 검사결과가 왔다 갔다 한다는 세간의 의심은 2단계로 이뤄진 메르스 검사의 특이성에서 비롯됐다. 방역 초기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하루에서 이틀이 걸리다 보니, 1단계에서 양성이 확인돼도 일단 해당 환자를 확진자에 준해 조치할 수밖에 없었고, 이 중 2단계에서는 음성으로 판정되는 환자들이 다수 발생하면서 정부의 검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가 키워졌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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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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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언제 전염되고 어떻게 예방하나요?
메르스 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 일반적인 호흡기 증상 외에도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2015년 6월 8일 당시 메르스 환자 46명의 증상분포(중복응답)를 보면, 발열(41명)과 기침(16명), 호흡곤란(11명)이 많이 나타났고, 가래(10명), 근육통(9명), 설사(6명)와 같은 증상도 보였습니다. 이같은 증상은 감염 후 최소 2일에서 14일 사이에 나타납니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전염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메르스를 예방하려면, 자주 비누로 손을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는 눈, 코, 입을 만지지 않아야 합니다. 또
기침을 할 때는 입과 코를 휴지로 가리고, 발열이나 기침이 있는 사람과는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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