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적 수준 연구 지나치게 과장돼
조직분화·유전적 안전성 등 숙제로
2만여명이 자신의 체세포를 줄기세포 허브에 맡기고, 1천여명의 여성들이 난자를 제공하겠다고 나설 만큼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국민의 성원이 뜨겁다.
그러나 황우석 교수팀을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아주 초보적인 수준인데, 마치 하반신 마비 환자가 조만간 걸어다니게 될 것처럼 과장되게 알려져 있다”며 “실제 치료 현장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경제 및 치료 효과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는 것이다.
먼저 복제된 배아줄기세포가 치료 효과가 있으려면, 손상 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조직으로 분화해야 한다. 즉 간 세포가 망가져 질환이 생겼다면, 줄기세포가 간 세포로만 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배아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수준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성과가 없다. 오일환 가톨릭의대 세포유전자연구소장은 “성체 줄기세포의 경우 이미 간, 혈액 등으로 분화할 전공 분야가 있는 반면, 배아 줄기세포는 아직 어느 종류로 분화할지 확립된 연구가 없다”며 “환자 치료에 이용하려면 이런 문제들이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가 주입됐다 하더라도 암 등으로 변하지 않고 정상 세포로 계속 남아 있어야 하는 안전성도 확보해야 한다. 오 소장은 “복제양 돌리가 여러 유전적 결함이 있었듯이 복제된 배아 줄기세포도 유전적 안전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주입한 뒤 해당 질병이 치료되는가도 의문이다. 환자 체세포에는 유전적 인자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므로, 유전 가능성이 큰 희귀 난치 질환은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주입해도 같은 질환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했다고 하더라도 면역거부 반응이 다 해결된 것이 아니다. 난자의 핵은 제거하고 환자의 체세포를 넣어 복제했지만 난자의 미토콘드리아는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미토콘드리아에도 ‘유전자표식 항원인자’가 있어 환자에게 주입했을 때 면역거부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다 해결된 뒤에도 실용화를 위해서는 난자 한 개당 생산되는 줄기세포 양의 효율성도 높아야 한다. 한 생명과학자는 “황 교수팀의 2005년 논문의 요점도 2004년의 0.4%에서 6%대까지 성공률을 높였다는 데 있다”며 “그러나 2005년 논문이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효율이 크게 떨어졌으므로 실용화의 가능성은 더욱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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