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26 12:00
수정 : 2019.05.2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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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키로 했다. 국내에서의 대응도 눈 앞으로 다가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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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민관협의체 내달 구성”
게임중독 현황 파악 나서기로
학부모·교육계는 “치료 대상”
게임업계는 “근거 없어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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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키로 했다. 국내에서의 대응도 눈 앞으로 다가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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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하자 국내 보건당국도 질병 분류체계에 이를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 열린 세계보건기구 총회에서 ‘게임중독’(Gaming Disorder)을 질병으로 지정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이 통과돼 2022년 발효가 확정됨에 따라 국내에 이를 적용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부처, 단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다음달에 꾸리겠다고 26일 밝혔다. 복지부는 우선 게임중독 관련 의학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등이 참여해 의학 및 공중보건학 측면의 게임중독 개념을 정립하고 현재 게임중독 상태에 대한 조사를 거쳐 현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그 뒤 의학적으로 구체적 진단기준을 마련하는 등 체계적 관리를 위한 기반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게임중독이라는 새로운 질병이 지정됨에 따라 보건당국으로서 현황 파악 등 역학조사를 통해 게임중독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치료 및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게임중독이 공식 질병으로 분류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관련 현황 조사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탓에 5년마다 개정하는 ‘한국표준질병·사인 분류체계’에 게임을 포함하려면 내년은 너무 촉박하고 2025년은 돼야 가능할 것이란 지적이다.
문제는 게임중독을 두고 학부모와 교육계 및 게임업체 등의 시각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등 사회적 논란이 분분하다는 점이다. 자녀의 게임중독을 우려하는 학부모단체와 교육계, 관련 시민단체 등은 게임중독을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반면 게임업계는 게임에 대한 지나친 편견으로 이를 죄악시하는 과도한 조처라며 반발한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이제까지 게임과 정신질환의 연관성을 증명하는 근거가 나온 적이 없다”며 “어떤 종류의 게임이 어디까지 질병을 유발하는지 심도 깊게 논의하지 않고서는 국내 도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 관련 88개 단체로 구성된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준비위원회(공대위)’는 지난 25일 세계보건기구 결정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공대위는 오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내 도입 반대 운동 계획을 상세하게 밝힐 예정이다.
복지부는 게임산업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는 물론, 시민사회단체, 학부모단체, 게임업계, 보건의료 전문가, 법조계 등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6월 중에 구성해 게임중독에 관한 사회문화적 논란을 조정하고 합의를 시도할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게임중독 판정 기준의 초점을 지속성과 빈도, 통제 가능성에 둔다. 스스로 게임을 끝내는 등 통제 능력이 손상되고 게임을 하다가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지속하는 기간이 12개월 이상이면 게임중독으로 판단한다. 물론 증상이 심각하면 12개월 안에도 게임중독 판정을 내릴 수 있다.
김양중 신다은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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