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에서 열린 마스크 긴급 노마진 판매 행사에서 마스크를 사려고 줄을 선 시민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호흡기를 거쳐 뇌 신경세포에 침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급성 호흡부전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주로 코를 통한 감염일 가능성이 많아, 마스크를 쓸 땐 코도 잘 가리라는 제안도 담겼다.
4일 국제학술지 <의료바이러스학저널> 최신호에 실린 논문을 보면, 중국 지린대 의과대학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뇌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가 주로 코를 통해 뇌 중추신경계를 침범하는 것으로 보이며, 구강이나 결막 등의 경로를 거쳤을 때보다 호흡부전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마스크를 쓸 때 코를 잘 가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는 신경세포가 아닌 호흡기나 폐 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코로나19의 특징적 증상이 호흡 곤란으로,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환자의 절반 이상이 호흡 곤란으로 집중 치료를 받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또 중환자실로 옮긴 환자의 46~65%가 단기간에 자발적 호흡이 어려운 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는 통계를 인용하면서, 이런 급성 호흡부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에 침투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이 두통이나 구토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는 것 역시 바이러스의 신경계 침범에서 비롯한 것으로 추정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그동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타미플루)를 복용한 환자가 이상 행동을 보인 사례가 약의 부작용이냐,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를 침범한 결과냐란 논란이 계속돼왔다. 다수의견은 중추신경계 감염이 직접적인 원인이란 것이었는데, 이번 연구에서 코로나19 역시 뇌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며 “(코를 통한 감염으로 호흡부전이 더 잘 생긴다는 것이므로) 마스크를 착용할 땐 입뿐만 코도 잘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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