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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백신 개발에 12~18개월은 걸려”…장기전 대비 ‘코호트 병실’ 늘려야

등록 2020-03-21 05:01수정 2020-03-21 09:17

[코로나19 두달] ③조기 종식 요원, 장기전 대비 의료체계로

치료제 임상시험 시작 단계
메르스 때 효과 렘데시비르
미국·중국·한국 등서 실험 진행

언제든 감염자 늘어날 수 있어
거점병원 외 민간병원도
환자 치료할 병실 준비해야
코로나19 공동연구에 참여하려고 긴급 방한한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위원단과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관리실장(맨 왼쪽)이 지난 1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울의료원 제공
코로나19 공동연구에 참여하려고 긴급 방한한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위원단과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관리실장(맨 왼쪽)이 지난 19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서울의료원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로’(0)로 만들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

20일로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두달이 지난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구·경북처럼 환자가 폭증하지 않더라도 소규모 감염은 여진처럼 전국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태 종식을 섣불리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할 백신과 사망자를 줄일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미국 등에서 관련 임상실험이 시작됐지만,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은 12∼18개월은 걸릴 것”이라며 장기전에 대비한 의료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손준성 강동경희대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방역체계가 잘 갖춰져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유지되는 국가라면 인구의 0.1% 이하, 방역 대응이 낮은데 거리두기에만 의지할 경우 인구의 1∼30%가 감염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완화하면 사람 간 접촉 빈도가 늘어나 일정 수준으로 환자 발생이 지속되는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막 시작 단계다. 미국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관련해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은 53건, 백신 관련 임상시험은 3건(11일 기준)이 진행 중이다. 미국 시애틀의 ‘카이저 퍼머넌트’ 연구소는 16일 자원자 45명에게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투여하기 시작했다. 네브래스카 의료센터는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용으로 개발하던 ‘렘데시비르’를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하선한 미국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실험 중이다. 중국에서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를 조합해 코로나19 치료제를 만드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치료제는 현재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사의 렘데시비르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메르스 때 렘데시비르로 동물실험을 했는데 동물의 손상을 막는 정도가 (HIV 치료제인) ‘칼레트라’보다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렘데시비르는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는데, 지난 1월 미국 확진자를 대상으로 사용했을 때 하루 만에 호전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현재 미국, 중국, 한국, 싱가포르 등에서 이와 관련해 모두 6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으로, 빠르면 4월 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칼레트라, 독감 치료제인 아르비돌,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도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다만 백신이든 치료제든 이를 ‘만병통치약’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모든 임상시험이 끝나 안전성과 효과가 담보되는 백신이 나오려면 (빨라도) 1년~1년6개월이 걸리는데, 그때는 바이러스 변이가 될 수도 있어서 (백신 개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도 “인플루엔자 백신도 효과는 20% 정도만 나오는 편”이라며 “백신의 효과가 미지수기 때문에 (벌써) ‘기적의 약’처럼 보면 안 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백신·치료제 개발과는 별개로, 장기전에 대비할 의료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점진적으로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환자 수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의료체계가 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고민을 해야 한다”며 “호흡기·발열 증상이 있는 환자를 별도로 진료하는 클리닉을 공공시설에 설치해 운영하는 등 모든 환자가 원활하게 검사받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준성 교수는 “환자 급증에 대비해 거점병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민간병원도 확진환자 여럿을 수용할 수 있는 ‘코호트 병실’ 또는 ‘코호트 중환자실’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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