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구조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제공
질병관리본부(질본)가 혈액 또는 배설물을 거쳐 코로나19가 전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환자 혈액·배설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사례들이 나오며 ‘전파’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질본은 “실험 결과 호흡기 이외 다른 경로로 전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선을 그었다.
질본은 이날 코로나19 환자 74명에게서 얻은 혈청, 요(소변), 분변 669건의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669건 가운데 24건에서 코로나19 유전자가 검출됐는데, 배양검사를 해보니 분리되는 바이러스는 한건도 없었다. 질본은 바이러스가 배양되지 않은 이유를 “배양이 가능하지 않을 만큼 미량의 바이러스만 존재하거나, 애초 이미 사멸하여 감염력을 잃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조각이 검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질본은 이번 실험·평가 결과를 논문을 통해 국내외에 공개할 예정이다.
질본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코로나19 ‘재양성’ 사례도 같은 감염력 평가를 해보고 있다. 이날까지 코로나19 완치 뒤 격리에서 해제됐다가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이날까지 141건이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재양성 원인으로 면역력 약화에 따른 재활성화, 검사 오류, 죽은 바이러스의 조각 발견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경기 김포시에서 발생한 16개월 난 환자와 부모의 재양성 사례에서는 바이러스가 분리배양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사례들도 감염력 없는 바이러스 조각을 성능이 뛰어난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검사로 찾아낸 게 (재양성으로 나왔을) 이유일 수 있다”며 재양성은 전파력이 없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편 질본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르면 6월부터 국제백신연구소와 협력해, 코로나19 예방 백신 후보물질의 국내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은 40명의 건강한 성인에게 접종해 안전성 등을 평가·분석한 뒤 고령자를 포함해 확대할 계획이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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