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사위가 10일 발표한 ‘황우석 교수 연구의혹 관련 조사결과 보고서’는 2005년 논문, 2004년 논문, 난자 사용 의혹, 원천기술, 스너피 등 크게 5개 분야의 연구실적에 대한 의혹을 검증했다.
① 2004·2005년 논문 줄기세포 성립 과학적 근거 없어
2005년 논문은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주 11종을 만들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2개의 줄기세포를 가지고 11개 줄기세포의 데이터를 만들어냈다. 그 2개의 줄기세포도 체세포 복제가 아닌 수정란 줄기세포였다. 황 교수팀이 논문 제출 뒤에 만들었다는 줄기세포들도 전부 체세포 복제가 아닌 수정란 줄기세포들로 확인됐다. 논문의 데이터들은 디엔에이 지문 분석, 테라토마 및 배아체 사진, 조직 적합성, 핵형 분석 등이 모두 조작됐다. 결론적으로 황 교수팀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주를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그것을 만들었다는 어떤 과학적 근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
2004년 논문에서 수립했다고 보고된 1번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는 단성생식에 의한 줄기세포일 가능성이 크다. 또 이 논문에서도 줄기세포주의 디엔에이 지문 분석 결과와 세포 사진들도 조작됐다.
1번 줄기세포를 만들 때 난자와 체세포를 공여했다는 ㄱ씨의 디엔에이 지문을 분석한 결과, 논문에 실린 그의 디엔에이와는 일치했으나 줄기세포의 디엔에이와는 불일치했다. 따라서 이 줄기세포는 공여자의 체세포 복제를 한 줄기세포주가 아니었다. 1번 세포주는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와도 달랐다. 논문에 제시된 공여자와 비슷한 시긴에 난자를 제공한 ㄴ씨의 디엔에이 검사를 한 결과, 그의 미토콘드리아와 1번 줄기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동일한 것으로 확인돼 그가 난자 제공자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의 디엔에이 지문은 48개 표시자 중 40개만 줄기세포와 일치해, 이 줄기세포는 그의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도 아님이 증명됐다. 이런 사실을 종합할 때 1번 줄기세포는 공여자 ㄴ씨의 난자가 탈핵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변의 세포(극체)와 융합해 단성생식 되면서 만들어진 줄기세포일 가능성이 크다.
논문의 세포 사진들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 사진으로 확인됐고, 디엔에이 분석도 아무 상관이 없는 ㄱ씨의 체세포만으로 이뤄졌다.
② 황우석 기술 독보적 평가 내리기 어려워
배반포 기술은 인정 경제성은 미흡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는 크게 나누어 핵이식, 배반포 형성, 줄기세포주 확립의 세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핵이식=돼지·소 등 동물 난자를 이용한 핵이식은 국내외에서 황 교수팀이 가장 활발한 실험을 수행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핵이식 난자를 이용한 동물 복제는 복제개 스너피의 성공 등을 감안하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사람의 난자에 대한 핵이식 기술 중 쥐어짜기에 의한 탈핵 방법은 효율성은 높으나, 이미 동물 난자에는 오랫동안 사용된 기술로서 독창적 신규성이나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기 어렵다.
△배반포 형성=황 교수팀의 핵이식에 의한 배반포 형성의 성공률은 약 10%다. 상태가 양호한 배반포가 만들어진 경우도 확인돼, 황 교수팀이 핵이식 조건을 개선해 사람 난자의 배반포 형성에 성공했다는 점은 평가할 수 있고, 지적재산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배반포 자체로는 활용가치가 미흡하고 응용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기술이 확보됐다고 할 수 없다. 또 이 기술은 다른 연구실들도 보유하고 있어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
△줄기세포주 확립=배반포로부터 줄기세포주를 확립했다는 것을 판정할 과학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 황 교수팀은 세포의 덩어리(콜로니)가 처음 육안으로 관찰되면, 줄기세포주라 기록했다. 하지만 그 이후 이를 줄기세포라고 입증하는 실험을 수행한 기록이 전혀 없다.
따라서 현재 복제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은 없다. 조사위는 “(황 교수팀이) 아무리 바꿔치기를 주장한다 해도, 현재 가지고 있는 처녀생식 1번 줄기세포주의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며 “논문 조작 행위는 과학계와 일반 대중을 모두 기만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③ 스너피는 체세포복제 개로 판명돼
지문분석 대조 결백 입증
2005년 8월 <네이처>에 발표한 복제 개 스너피는 수정란을 분할해 동결한 뒤 나중에 다른 개의 자궁에 넣어 태어나게 한 할구분할 방식이나, 초근친교배로 태어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스너피, 체세포 제공 개인 타이, 그리고 대리모 개에서 혈액을 채취하고, 난자 제공 개의 체세포 조직을 얻어 각각 3개 기관에서 분석한 결과, 스너피가 체세포를 복제한 개가 맞는 것으로 판명됐다.
디엔에이 지문 분석 결과, 스너피와 체세포 제공 개 타이는 같은 지문을, 난자를 제공한 개는 다른 지문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미토콘드리아 디엔에이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스너피·타이·난자제공견 모두가 서로 달랐다.
이 결과는 스너피가 타이의 할구분할로 탄생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4종류의 PCR 산물의 염기서열을 비교분석해, 스너피와 난자제공견의 미토콘드리아 염기서열이 동일했고, 타이와 난자제공 개는 서로 달랐다. 즉 스너피는 타이의 할구분할이나 초근친교배에 의해 생성된 것이 아니라 체세포 복제로 생성된 것이 확실하다. 동물복제 기술이 개까지 가능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④ 황 교수, 연구원 난자 제공할 때 병원 동행
“난자 제공 몰랐다” 거짓말
난자 제공한 병원 2곳 추가로 드러나
황 교수팀의 자료를 종합하면, 2002년 11월부터 2005년 11월까지 3년 동안 4개 병원에서 129명으로부터 2061개의 난자가 채취돼 황 교수팀에 제공됐다. 난자는 1명으로부터 가장 많게는 43개까지 채취됐다. 2005년과 2004년 논문의 연구 개시일이 불명확하고 기록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각 논문에 몇 개의 난자가 제공됐는지 정확히 집계할 수 없다. 2005년 논문이 185개의 난자를 사용했다고 보고했으나, 실험노트에 따르면 적어도 273개가 사용됐다.
2004년 논문에서 사용된 난자에 대해 황 교수는 연구원의 난자제공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지만, 난자공여 연구원의 진술에 의하면 난자공여는 연구원 본인이 원했고 황 교수가 승인해 이뤄졌다. 그 연구원은 2003년 3월10일 황 교수와 동행한 상황에서 미즈메디병원에서 노성일 원장의 시술로 난자를 공여했다고 진술했다. 또 2003년 5월에도 황 교수팀은 당시 여성연구원들에게 난자기증 의향을 묻는 서식을 나눠주고 서명을 받았다. 황 교수는 2004년 논문의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일 때 이미 여성 연구원들의 난자제공을 알고 있었고, 논문에 사용된 난자도 보고된 것보다 훨씬 많았다. 김양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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