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정례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에볼라 치료제인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중증환자의 병증 완화에는 효과가 있어도, 전체 환자에게 광범위하게 투약할 수 있는 정도로 효과적인 치료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실제 활용 여부와 방식은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 결과를 면밀히 살핀 뒤 결정할 방침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한 정례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의 유효성을 판단하기 위해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중앙임상위원회 등 전문가들의 판단을 곧 구할 예정”이라며 “다만 방역당국으로서는 렘데시비르가 중증환자의 입원 기간을 줄이거나 치명률을 낮추는 부분은 기대하고 있지만, 신종플루 유행 당시 타미플루처럼 초기에 모든 환자에게 투약해 전파력을 낮추는 의미까지는 가지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다. 미국에서 진행된 초기 임상에서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1일(현지시각)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전체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중증 환자에 한정해 치료에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당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4일부터 중증 환자들에게 약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이 임상 시험 결과와 국외 사용 승인 추이 등을 주목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조기 개발을 돕기 위한 범정부 실무추진단도 전날 이런 상황을 공유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주관하는 관련 전문가 회의도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진행 중인 임상 시험은 모두 3건이다. 치료 효과가 입증돼 약사법의 특례수입조항이 적용되면, 국내 품목 허가나 신고가 되지 않아도 국내로 수입이 가능해진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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