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자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 전날인 5일 외출한 시민들이 서울 종로 거리를 거닐고 있다. 연합뉴스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멈췄던 일상과 경제 활동이 천천히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현재 ‘심각’ 단계인 감염병 위기 경보도 한 단계 낮출지 심사숙고하는 한편, “상황이 나빠지면 언제든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생활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5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3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18일 2명이 나온 이후 77일 만에 최소 발생이다. 신규 환자는 모두 국외 유입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앞두고 긍정적인 지표를 보였다. 3월 중순 평균 100여명에 이르렀던 신규 확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치며 4월 하순 이후 지난 5일까지 평균 8.9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최근(4월20일~5월3일)에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대구·경북 5건을 포함해 8건이 나왔고, 황금연휴 이후 추이도 지켜봐야 하는 등 ‘조용한 전파’ 우려는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앞으로 국민 개개인과 우리 사회 모두가 스스로 방역을 책임지는 방역주체가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 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 경보를 낮출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질병관리본부 위기평가회의 논의 등을 거쳐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각’ 경보는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 확산이 이뤄진다고 여겨질 때 내려진다. 앞서 정부는 신규 확진자가 400명 가까이 급증하던 지난 2월23일, 심각 경보를 발동했다.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뒤 두번째 심각 경보다. 경보가 낮아져도 마스크 5부제 등 개별 방역 정책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날은 보건복지부 중심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설치 100일째이기도 했다. 중수본은 다른 부처,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조해 방역 기반을 조성하는 조처 등을 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중수본에 과일과 떡이 담긴 도시락 700인분을 보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분이 있기에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 (최근의 진정세는) 밤낮없이, 휴일도 반납하고 100일을 달려온 여러분의 땀과 정성이 만든 성과”라고 적기도 했다.
4·15 총선날을 제외하고 지난 1월29일부터 매일 2차례 열린 중대본·방대본 정례브리핑은 이날 오후 200번째(방대본)를 맞았다. 정례브리핑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9.3%가 ‘브리핑에 주의를 기울인다’, 77.4%가 ‘유익하다’고 답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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