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7일 영업을 조기 종료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입구에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를 다녀간 고3 학생이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학교의 등교수업과 롯데월드의 영업이 중지됐다. 지난달 초 이태원 클럽을 시작으로 계속되고 있는 수도권 연쇄감염의 고리가 끊기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 중랑구·송파구와 서울시교육청 등은 이날 “5일 낮 12시13분부터 오후 9시까지 친구 3명과 함께 잠실 롯데월드와 롯데월드몰을 다녀간 원묵고 3학년 학생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지난달 25일 기침과 인후통 증세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당시엔 음성으로 나왔다. 이번엔 다른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사실을 파악하고 검사를 받은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원묵고는 학생과 교직원 전원(769명)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한편, 10일까지 모든 학년의 등교를 중지하고 원격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학생과 같은 시간대에 롯데월드에 머무른 이는 690명가량으로 알려졌는데, 서울시교육청은 특히 이 시간대에 다녀온 학생은 8일 하루 등교하지 말라고 안내했다. 롯데월드는 이날 오후부터 8일까지 영업을 중단한다.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최소 17명), 경기 용인시 큰나무교회(14명)에서도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감염경로 조사에 나섰다. 서울 관악구 소재 건강용품 판매업체 리치웨이와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환자는 주말 사이 더 증가해 각각 45명과 82명으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주말 이틀 연속 50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6일 방역체계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뒤, 이날 0시까지 수도권에서 나온 환자(771명)는 전체 수도권 환자의 35.3%에 이른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고밀집·밀폐·밀접 시설을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진 결과다. 확진자가 늘면서 서울은 이날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이 10.01로, 처음으로 10을 넘어섰고 인천도 9.44로 뛰어올랐다.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주민등록 인구가 적어 확진자가 47명인데도 발생률이 13.73인 세종을 제외하면, 서울이 대구(282.66), 경북(51.94) 다음으로 높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도 지난달 7일 6.5%에서 이날 8.7%로 높아져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리치웨이와 같은 미등록 방문판매업체가 운영하는 이른바 ‘떴다방’은 단기 고객을 모아 바로 잠적하는 탓에 신규 환자 발생시 방문자·접촉자 추적이 어렵다. 이에 정부는 8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방문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집중점검을 하고 불법 업체가 확인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서울과 경기도 일대 쪽방촌과 고시원에 대해서도 기획 점검을 벌였다.
한편,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을 계기로 방역 강화 조처를 한 뒤 처음 맞은 지난 주말 이동량은 그전 주말의 99% 수준으로 별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이번 일주일이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앞으로의 방역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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