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강서구 보건소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 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수도권뿐 아니라 대전 지역에서도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대전시가 다음달 5일까지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할 방침이다. 19일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49명 늘었으며, 이 가운데 32명이 수도권과 대전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사례였다. 방글라데시(6명)와 파키스탄(5명) 등 국외에서 유입된 확진자도 17명이 나왔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낮 12시 기준으로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관련 7명,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관련 2명, 경기도 의왕 롯데제과 물류센터 관련 4명 등이 추가 확진됐다. 대전 지역 확진자는 지난 15일 이후 닷새 동안 24명이 늘어났다. 충남 공주의 찜질방을 방문했던 확진자 2명이 추가되는 등 충남과 세종에서도 확진자 5명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자, 대전시는 2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공공이용시설을 잠정 폐쇄하는 등 ‘고강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또 집합시설에 대한 방역수칙 이행 여부를 꼼꼼히 점검해,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강화된 방역 조처를 대전·충남권까지 확대해 시행하는 것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지자체장들과 논의했다. 우선적으로 사각지대 시설을 집중 점검하면서 확산 추세가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대전·충남의 소규모 종교모임이나 방문판매업체 등 ‘방역 사각지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물류센터, 콜센터 등 대규모 시설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이전의 집단감염 양상과 달리, 최근에는 종교 모임, 방문판매업체 등 소규모 모임을 통한 전파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마스크 착용이 어렵고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음식점을 매개로 한 전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방대본은 5월 이후에 식당 4곳, 주점 6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고 공개했다. 경기도 이천 제일고등학교 교사와 서울 강남구 프린서플어학원 확진자들은 지난 5일 밤에 서울 강남구의 주점에서 서로 옆 테이블에 앉았다가 7명 중 6명이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발생도 계속 늘고 있다. 중앙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흉부 엑스레이를 찍었다가 폐렴이 의심돼 코로나 검사를 받았던 60대 여성이 지난 18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확진자는 무증상 감염자였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무증상이나 경증 상태로 조용히 코로나19를 전파 중인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상당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제주에서 방글라데시 국적 유학생 3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최근 신규 확진자 가운데 국외유입되는 사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손영래 전략기획반장은 “동남아시아나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어,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 중 확진 사례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예랑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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