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강동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의료진의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수도권에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주간 평균 40명이 넘으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가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된다. 최근 국외 유입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이들을 통한 지역전파 사례가 3~4건 있었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권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기준’을 새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기존 시행안은 전국 확진자 발생 현황을 기준으로 삼아 지역 사정에 맞춰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앞으로는 권역별 1주간 평균 신규 확진자 발생 규모가 기준치를 넘어서고, 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 수를 뜻하는 감염 재생산지수(r값)가 1.3보다 커지면 2단계로 격상된다. 국내 발생 기준으로 서울은 40명, 충청·호남·경북은 20명, 경남 25명, 강원·제주 10명이 넘어야 한다. 이와 별도로, 특정 시·도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두배로 늘어나는 날이 한주에 두번 이상 생기면 지방자치단체장이 2단계 격상을 선제 검토할 수 있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고려하는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은 집단감염 발생 건수와 규모, 가용 병상 현황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2단계에 있는 광주시는 지난 1주(11∼17일) 호남권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 평균이 4.14명이라 1단계로 완화할 수 있는 요건은 갖췄다. 다만 “감염 연결고리가 10여곳이 넘고 접촉자가 계속 늘어 방심할 수 없다”는 14일 이용섭 광주시장의 판단이 유지되면 기존 계획대로 29일까지 2단계가 연장 시행될 수 있다.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 실내 50명 이상, 실외 100명 이상의 모임과 행사가 금지된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60명 늘었다. 국내 발생이 21명이고 국외 유입이 39명이다. 서울 강동구에서는 산후조리원에 있던 산모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산모·아기·종사자 73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 중이다. 국외 유입 확진이 늘면서, 그로 인한 2차 전파도 나타났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최근 해외 입국자로 인한 지역사회 2차 감염 사례가 3~4건 있었다”고 밝혔다. 입국자를 개인 차량에 태워 공항에서 주거지까지 온 사람과 입국자의 격리생활을 지원한 사람 등이 확진된 경우다.
한편 중대본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한 이라크 현지의 한국인 노동자들을 데려올 전세기를 띄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14일 귀국한 건설현장 파견 노동자 105명 가운데 34명이 이틀 새 확진됐다. 전세기를 투입하게 되면, 중국(우한)과 일본, 이란, 페루, 이탈리아, 에티오피아에 이은 일곱번째 특별수송이다. 고득영 중앙사고수습본부 해외입국관리반장은 이날 “800여명이 남아 있는데 귀국 희망자가 현재 200명 안팎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세기는 22~25일 사이로 준비하고 있으며, 준비가 되는 대로 이라크 쪽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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