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모임 및 피해자 지원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 물류센터 안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회사의 방역 미비로 근무지 안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었다”며 본사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 유행이 장기전으로 들어설 것에 대비해, 방역당국은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선별진료소를 전국 보건소를 중심으로 상시 운영하기로 했다. 민간 의료기관에서는 원칙적으로는 선별진료소를 운영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 방역당국은 휴가철을 앞두고 여전히 지역사회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며 “살얼음판을 걷는 단계”라고 우려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3일 “보건소와 민간 의료기관에 분산돼 있던 선별진료소를 보건소 중심으로 개편할 계획”이라며 “민간 의료기관은 호흡기 전담 클리닉이나 국민안심병원으로 전환해 코로나19로부터 환자를 보호하면서 진료 업무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선별진료소는 전국 보건소 약 260곳과 의료기관 약 360곳에 설치돼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사태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620곳을 계속 운영하기엔 부담이 있다”며 “상시적 검체 채취는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하고, 병원에서는 입원 환자나 응급실 환자만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보건소로 접근성이 낮은 경우는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의료기관이 협의해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를 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59명이 늘었다. 지역사회 발생이 39명으로, 지난 5일(43명) 이후 18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수도권과 광주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 경기 포천 군부대에서는 이날 정오까지 4명이 추가 확진돼, 총 1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또 서울 송파구 사랑교회에서는 오후 2시 기준으로 11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16명으로 늘었다. 포천 군부대의 경우 방문 강사가, 송파 사랑교회는 성가대를 하는 교인 중 일부가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송파 사랑교회와 관련해서는 7월 방명록에 기록된 사람과 확진자의 접촉자 등 136명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라 집단감염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광주에선 22일에만 9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는데, 확진자와 접촉자들이 일주일가량 일상생활을 함께한 것으로 나타나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잠재적 확산이 우려되는 살얼음판 위 단계”라며 “여전히 지역사회 감염 연결고리가 많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경기도 평택 기지에 주둔 중인 미군과 가족 등 9명도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써 평택 기지 내 주둔 중인 확진자 수는 미군 66명, 가족 및 직원 21명 등 총 87명으로 늘어났다. 평택시는 최근 미군 확진자가 급증한 것에 대해 “병력 순환 배치로 해외 미군 유입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라크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290여명을 국내로 데려올 군용기 2대가 외교부, 국방부, 의료진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을 태우고 이날 이라크로 출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송을 기다리던 50대 한국인 노동자가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전날 오후 숨져, 이라크에서 코로나19로 숨진 한국인은 3명으로 늘었다.
최하얀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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