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참고인 자격으로 연일 검찰청사에서 장시간 조사를 받고 있는 연구원들을 각별히 예우(?)하고 있다.
검찰이 황우석 교수 자택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줄기세포 조작' 사건 수사에 착수한 이래 19일까지 30명 가까운 전현직 연구원들이 서초동 검찰청사를 찾았다. 교수 연구비 수사 때에도 일부 대학원생이나 연구원이 조사를 받긴 했지만 며칠 사이에 수십 명의 `엘리트' 연구원들을 소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검찰은 수사 초기에 기초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실험에 깊숙이 관여한 중간 연구원들을 면밀히 조사하기 위한 수사 토대를 마련하는 데 이들의 진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의식한 때문인지 조사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사실로 들어올 때 잔뜩 주눅들은 연구원들이 최대한 긴장을 풀고 보고 들은 사실을 가감 없이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연구원들 대부분이 검찰 조사를 두려워하고 있어서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연구원들에게 차라도 한 잔 대접하고, 하고 싶은 말은 모두 할 수 있게끔 여유를 주라고 수사팀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런 노력이 소문을 통해 연구원들 사이에 알려졌음에도 평생 연구실과 도서실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범죄와 무관한 삶'을 살아온 탓인지 이들은 좀처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는 게 검찰의 전언이다. 조사실과 같은 층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대기실에서 긴장한 얼굴로 기다리는 젊은이들을 보고 줄기세포 사건으로 조사받으러 온 연구원들임을 금방 눈치챘다"고 전했다.
그러나 검찰은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과 무관하게 수사는 엄격하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조사 과정에서 미즈메디 병원 측이 연구원들의 소환 일정을 파악한다거나 말맞추기를 시도하는 정황이 포착돼 병원 측에 엄중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대측과 미즈메디측 연구원은 같은 사안을 두고도 소속에 따라 진술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연구원 진술에) 조금씩 그런 차이가 나는 경향이 있지만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며 "사람의 눈이나 시각이라는 게 자기 나름의 안경이 있어서 개인적인 평가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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