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국내에서 코로나19에 걸린 노동자 가운데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건강을 돌볼 여건이 되지 않고 아플 때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고임금 노동자에 견줘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올해 7월 말까지 코로나19에 확진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진단검사·입원·치료비가 청구된 9613명을 대상으로 한 보험료 부과액 기준 소득 10분위 분포 자료를 공개했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치료와 관련해 보험료 청구가 완료된 확진자는 1만110명이지만, 이 가운데 사망자 등 295명과 휴직 등의 사유로 보험료 미부과 대상인 202명은 제외됐다.
우선 코로나19에 확진된 직장 가입자 2745명 가운데 임금 하위 10~20%에 해당하는 1∼2분위가 785명으로 전체의 28.6%에 이르렀다. 반면에 고임금 노동자인 임금 수준 9∼10분위 확진자는 474명으로 17.3%에 그쳤다.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 소득분위 분포를 살펴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소득 1∼2분위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는 215만788명인데, 이 가운데 622명이 확진된 것으로 집계됐다. 3457명 중 1명꼴로 확진된 셈이다. 이에 견줘 9∼10분위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 693만3353명 가운데 확진된 사람은 1353명으로, 5214명 중 1명꼴이다. 10만명당 발생률로 환산하면 1∼2분위는 28.9명으로, 9∼10분위 19.5명보다 많다.
지역 가입자(피부양자 포함) 중에서도 저소득층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더 많이 노출됐다. 소득 하위 10~20%인 1~2분위 208만4600명 가운데 831명이 확진(2509명 중 1명꼴)된 반면, 9∼10분위에서는 364만1765명 중 633명이 확진(5752명 중 1명꼴)됐다. 10만명당 환산율로는 1∼2분위가 39.85명으로 9∼10분위 17.39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정춘숙 의원은 “저소득층은 생계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경제 활동을 해야 해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추정이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라며 “정부는 팬데믹 상황에서 소득에 따른 감염 위험이 심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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