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접종 후 숨진 사례에 대해 보건 당국이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 인과 관계가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이 급속도로 커지는 가운데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가 전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숨진 사례가 모두 9건 신고됐다고 질병관리청(질병청)이 이날 밝혔다. 하지만 질병청은 예방접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날 오전까지 신고된 6건에 대해 감염·면역질환 전문가 등이 참석한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연 결과, 예방접종 뒤 이상반응과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성 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이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어 “현재까지 사망 사례가 9건 보고돼 그중 7건에 대한 역학조사와 부검 등이 진행 중”이라며 “사망자와 같은 날짜에 같은 의료기관에서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9건은 접종한 지 2시간30분에서 85시간 만에 숨진 사례들로, 접종 지역(서울·경기·대구·대전·제주 등)과 백신 제조사(녹십자·보령·엘지화학·에스케이·한국백신) 등이 모두 다르다. 8명은 무료접종, 1명은 유료접종을 받았다.
2009~2019년 사이에 독감 백신 예방접종 이후 숨졌다고 신고된 사례는 모두 25건이다. 이 중 2009년 접종 뒤 ‘밀러 피셔 증후군’(양쪽 팔다리 근력 저하) 진단을 받은 뒤 이듬해 숨진 1건에 대해서만 인과관계가 인정돼 피해보상이 이뤄졌다. 2009년 8건, 2014년 5건을 제외하면 해마다 0~3건에 불과했던 사망 의심사례 신고는 올해 벌써 9건에 이른다. 상온 노출 사고와 백색 입자 발견 등으로 백신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에 신고도 늘었다고 질병청은 보고 있다.
정은경 청장은 “백신 제품이나 의료기관, 기저질환의 내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구조적인 결함으로 생기는 예방접종의 이상반응 사례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어르신이나 기저질환자, 어린이들은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꼭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감 예방접종은 이날 기준 무료접종 836만명을 포함해 1297만명이 받았다.
황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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