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시내 한 병원을 찾은 내원객들이 독감 백신 예방 접종을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 동시 유행 우려가 큰 가운데, 두 호흡기 감염병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시약이 국내에서 첫 정식 허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코로나19와 독감 동시진단 시약 1개 제품을 정식 허가했다”며 “허가받은 동시진단 시약은 기침, 인후통, 발열 등 증상이 비슷해 구분이 쉽지 않은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유전자 증폭 진단(RT-PCR) 방식의 제품”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월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경우가 3명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 사용을 허가받은 제품의 제조사는 ㈜코젠바이오텍이다. 식약처는 이 제품으로 의심환자의 분비액 등 검체를 검사하면 3∼6시간 안에 코로나19 또는 독감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사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 환자의 편의는 높아지고 의료인 부담은 덜 수 있다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식약처 평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동시 진단 키트가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주로 선별진료소를 중심으로 사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보험급여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양진영 식약처 차장은 이날 “기존 코로나19 진단시약과 달리 인플루엔자까지 진단되는 만큼, 기존 진단키트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시약은 수출용으로만 나왔었다. 이날 기준 식약처 허가를 받아 수출된 코로나19 진단시약은 제품은 총 197개이고, 이 가운데 코로나19·독감 동시진단 시약으로 수출된 제품은 13개다. 정현철 식약처 의료기기심사부 과장은 “수출용은 해당 국가의 허가를 받는 것이라 국내 허가 절차는 간소하고, 내수용 시약은 식약처로부터 임상적 성능시험에 대한 승인을 거쳐야 해 허가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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