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남 거제시 거제 한 병원 코로나 검사장에 많은 시민이 거리두기를 무시한 채 줄 서 있다. 병원 관계자는 "안내 방송을 하고 있지만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부의 백신 예방접종 계획을 심의하는 전문가 기구인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권고를 내놨다. 인과성 추가 조사 필요성이 제기된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에 대해선 “100만명당 1명 안팎 빈도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이상반응 신고 사례와 백신 간 인과성을 판단하는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아나필락시스(급성 중증 알레르기 반응) 등 2건의 신고 사례에 대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과성 인정’ 판단을 내렸다.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 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2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브리핑에서 “전문위는 지난 19일 회의를 열어 현재까지 확인된 국내외 자료를 살펴본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생성 간 연관성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18일(현지시각) 유럽의약품청(EMA)의 판단과 마찬가지로, 전문위도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와 뇌정맥동혈전증에 대해 “백신과 인과성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두 질병의 경우 발생 빈도가 극히 드물고 적절한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상훈 서울대 의대 교수(순환기내과)는 “2005년 외국 자료를 보면 1년에 인구 100만명당 2~5건 정도에서 뇌정맥동혈전증이 생겼다”며 “진단 뒤에는 항응고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호전된다”고 설명했다. 뇌정맥동혈전증이 발생한 20대 접종자(코로나19 1차대응요원)도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회복되고 있다고 했다. 나 교수는 “진통제를 먹어도 조절되지 않는 심한 두통이 3일 넘게 지속되고 시야가 흐려지거나 구토 증상이 나타나면 (뇌정맥동혈전증을 의심하고)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CT) 촬영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며 “특별히 세게 어딘가에 부딪히지 않았는데도 멍이 들거나 출혈이 생기면 파종성 혈관내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된 이상반응은 2건이었다. 서은숙 피해조사반 위원(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중증 및 아나필락시스로 의심되어 신고된 사례 10건 가운데 아나필락시스에 해당하는 임상증상을 보인 1건(20대 의료기관 종사자)과 예방접종 뒤 고열, 경련이 생기고 다음날 혈압 저하가 나타난 1건(40대 요양병원 환자)은 인과성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다만 서 위원은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난 환자는 에피네프린 주사 뒤 급격히 좋아졌고, 발작 사례의 경우 원래 뇌전증이 있었던 경우로서 현재는 발작이 소실되었고 입원해 기저질환을 치료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부검 과정에서 다리에서 혈전이 발견된 60대 요양병원 환자는 “백신이 (혈전) 유발인자로 작용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조사반은 최근 신고된 사망사례 3건은 모두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고, 급성호흡부전이나 심혈관질환이 직간접 사인으로 추정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신고된 사망사례 16건 가운데 13건이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로 판정됐고, 2건은 부검 결과를 확인한 뒤 판정할 예정이며, 1건은 평가 착수 전이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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