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75살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이틀 전인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청에서 직원들이 백신 냉동고를 옮기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활용한 2분기 코로나19 예방접종 일정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도 공장 생산 차질 등에 따른 국제적 수급 불안 영향이다. 정부는 필요하면 접종 간격을 현재 10주에서 12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일부 백신의 공급 일정이 변경되었지만, 2분기 접종 시행계획에는 차질이 없다”며 “2차 접종용 비축분을 최대한 활용해 1차 접종 대상자를 확대하고, 일부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백스 퍼실리티(세계 백신공동구매 연합체)를 통해 4월 첫째 주 받기로 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4만5천명분이 셋째 주 21만6천명분으로 줄어 공급되는 것으로 바뀜에 따라, 2차 접종용 비축분으로 당장의 4월 접종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접종이 시작된 65살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소자·종사자 등에겐 한달 전 1차 접종을 한 65살 미만 입소자·종사자에게 쓸 계획이었던 2차 접종분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수급 불안이 계속 이어지면, 접종 간격 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반장은 이날 “향후 백신 공급 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에는 예약 기준일 변경을 (12주 뒤로) 추가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전문위가 권고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간격은 8∼12주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허가를 승인하던 당시 제시한 접종 간격은 4∼12주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예방의학)는 “영국의 지금까지의 접종 실적을 보면 1회차 접종 뒤 12주까지 예방효과가 계속 커지는 점이 확인된다”며 “접종 간격을 2주 늘리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추진단의 정유진 백신도입팀장은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북 안동 공장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수출 제한을 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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