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6일 코로나19 등 감염병 재난에 대처하는 방역기획관을 신설하고 첫 방역기획관으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56)를 내정했다.
기모란 방역기획관 내정자는 1965년생으로 한양대 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보건학 석사, 한양대 예방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부터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에서 암관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발생 때 대한예방의학회 메르스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한 뒤에는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을 맡아 일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예방의학 전문가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대책에 기여했다”며 “방역조치 전담 직책을 신설하고, 첫 비서관으로서 그 역할에 대한 성공적인 완수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기 내정자는 지난해 4월부터 정부가 생활방역체계를 만들면서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대한 자문을 했다. 특히 적극적인 코로나19 진단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지난해 11월 중순 시작된 코로나19 3차 유행 때는 지역사회에 숨겨진 확진자를 찾아내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해 무증상자도 검사해주는 임시선별검사소 도입 등의 정책도 제안했다. 지난 2월에는 현행 5단계인 거리두기를 ‘생활방역+3단계’로 간소화하고,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 감염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추가로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 검사 양성률 등을 고려해 단계를 결정하면서 단계별로 사적 모임 금지 인원수를 조정하자는 내용을 담은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신설된 방역기획관실은 그간 사회정책비서관실이 담당했던 방역과 백신 업무 가운데 방역을 따로 떼어낸 조직으로,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한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방역 전략을 짜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안전대책본부(중대본) 관계자는 “기 내정자가 해당 분야 전문가이기 때문에 1년간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게 있을 거고, (이런 경험이) 실제 가동될 수 있도록 정부 내에서 권한을 갖고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혜미 서영지 기자
h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