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뜻밖의 낭보로 전해졌던 `포항 건설노조 자진해산' 소식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날의 촌극(?)은 오후 7시 30분께 농성장에 있던 한 노조원이 외부로 전화를 해 "상당수 노조원들이 자진해 내려갈 것"이라고 알려오면서 시작됐다.
이 전화 한 통으로 8일째 지리하게 계속된 포항 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가 곧 해결될 것 같은 기대감이 일순간 고조됐다.
노조원들은 대신 "자진 해산하는 만큼 내려가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현장 간부회의를 열어 자진해서 내려오는 노조원들에 대해 간단한 신상 조사만 하고 귀가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다음 건물 로비에 경력을 추가배치했다. 노조원들의 말을 믿고 맞을 준비를 한 셈이다.
경찰은 또 노조원들의 안전하고 신속한 해산을 유도하기 위해 건물 4층에서 5층으로 통하는 계단에 쌓여졌던 바리케이드를 4층 쪽에서 철거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노조원들도 5층쪽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바리케이드를 철거해 정말 이번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는 듯한 분위기가 무르 익었다.
그러나 5층쪽 노조원들이 갑자기 치우던 바리케이드 다시 쌓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노조원들이 왜 돌연 태도를 바꿨는 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만 난무할 뿐 아직 정확한 설명이 나오지 않고 있다.
4층에서 바리케이드를 치우며 올라오는 경찰을 보고 5층쪽 노조원들이 진압대 투입으로 오해했다는 말이 나도는가 하면, 노조지도부와 경찰이 `자진해산'의 `반대급부'를 놓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뭔가 혼선이 빚어졌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농성장을 빠져 나온 한 노조원은 "해산을 준비하던 도중 `(포스코의) 손해배상소송과 노조집행부에 대한 사법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경찰이 깼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조원들을 선처하겠다는 말을 했지 포스코측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취할 수도 있는 손배소 제기 등에 대해 공식 언급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날 사건을 계기로 강제 진압 타이밍을 신중히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노조에 대한 사회적 비난여론이 계속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노조측에 끌려 다닐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인 듯하다. 그러나 건물 안에 아직 1천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남아 있고, 건물 내부 구조상 강제 진압 결과를 낙관하기도 어려워 지리한 대치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포항=연합뉴스)
4층에서 바리케이드를 치우며 올라오는 경찰을 보고 5층쪽 노조원들이 진압대 투입으로 오해했다는 말이 나도는가 하면, 노조지도부와 경찰이 `자진해산'의 `반대급부'를 놓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뭔가 혼선이 빚어졌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농성장을 빠져 나온 한 노조원은 "해산을 준비하던 도중 `(포스코의) 손해배상소송과 노조집행부에 대한 사법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경찰이 깼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조원들을 선처하겠다는 말을 했지 포스코측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취할 수도 있는 손배소 제기 등에 대해 공식 언급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이날 사건을 계기로 강제 진압 타이밍을 신중히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노조에 대한 사회적 비난여론이 계속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노조측에 끌려 다닐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인 듯하다. 그러나 건물 안에 아직 1천명 이상의 조합원들이 남아 있고, 건물 내부 구조상 강제 진압 결과를 낙관하기도 어려워 지리한 대치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포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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