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장 개별 이탈 잇따라…조만간 대부분 밖으로 나올 가능성
20일 오후부터 포스코 본사 건물을 점거.농성 중이던 노조원들의 현장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이번 포스코 점거 사태가 농성자들의 자진해산으로 막을 내릴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노조원들의 산발적인 이탈은 공권력이 투입된 지난 15일 오전부터 있었지만 20일 밤에 발생했던 '자진 해산 무산 해프닝' 이후 본격화됐다.
애초 노조원들은 20일 오후 외부에 전화를 해 "신변보장을 해주면 자신해서 건물을 내려가겠다"고 밝혀 경찰이 농성자들의 무더기 이탈에 대비하는 등 바쁘게 돌아갔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경찰과 물밑 교섭에서 있었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바리케이드 철거 작업을 하고 있는 경찰을 진압에 나선 것이라고 오해해 무더기 자진 해산 의사를 3시간여 만에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들이 건물 내 배관을 타고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해 20일 오후 9시부터 21일 오전 3시까지 모두 700명이 넘는 노조원들이 농성장을 빠져 나왔으며, 이들은 노조집행부의 감시가 비교적 덜한 건물 6층에서 배관을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이로써 현재 농성장에는 1천여명 정도의 노조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노조집행부가 노조원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만큼 이들 가운데도 상당수가 농성 대열을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세로 이탈이 계속된다면 21일 오전 중으로 농성자 거의 전부가 밖으로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노조원들이 현장을 이탈하면 전의를 상실한 노조집행부가 자진해 농성을 풀고 경찰에 협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이 21일 오전 10시께 이번 사태와 관련해 열 예정이었던 긴급 기자회견을 불과 7시간여 앞두고 전격 취소한 것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이탈 노조원들이 "노조집행부와 상당수 강성 노조원들은 아직도 결속 강화를 외치고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혀 쉽게 해산이 되지 않을 경우도 예상된다.
경찰은 노조집행부를 포함해 이탈을 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되는 300명 안팎의 강성 노조원만 현장에 남으면 강제 진압에 나서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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