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길목 형산강다리 앞 경찰과 또 충돌 우려… 파업중단 촉구도 잇따라
19일 오후 포항에서 열릴 민주노총과 포항건설노조의 ‘고 하중근 열사 책임자 처벌 2차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또다시 경찰과의 충돌이 우려되는 등 포항시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恨) 많은’ 형산강 다리=대규모 결의대회가 열린 지난 4일에 이어 1차 노동자 대회가 열린 9일에도 포스코로 통하는 포항시 해도동 형산강 다리 앞 로터리에서 경찰과 포항건설노조 사이에 대규모 유혈 충돌이 발생했다. 컨테이너로 저지선을 치고 물대포와 진압봉, 방패와 쇠파이프가 맞선 당시의 충돌은 자정까지 이어졌다. 결국 노조원 최아무개씨가 비장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는 등 노조원 200여명과 경찰 79명이 부상당했다. 지난 4일 결의대회에서는 같은 장소에서 150여명의 부상자가 났다.
이어지는 유혈사태는 형산강 다리를 앞에 두고 시작되고 있다. 이 다리는 포항시내에서 포스코로 통하는 통로다. 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왕복 8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편으로 1㎞에 걸쳐 포항제철소가 자리하고 있다. 경찰은 “노동자들이 포스코 본사 진입 전력이 있어 다리를 건너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이 다리를 건너면 사실상 포스코 구내여서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지난 9일에도 경찰은 집회가 시작된 형산강 로터리까지의 행진은 막지 않았지만 형산강 다리를 앞두고 저지에 나서 충돌이 시작됐다.
노조 쪽은 “이번 파업사태와 하중근 열사 사망사건의 근본책임이 포스코에 있는 만큼 그 앞까지 평화적 시위를 하려했지만 경찰의 과잉진압 때문에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고 맞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리 하나 건너는 문제를 놓고 사생결단식으로 전근대적 충돌을 반복할 게 아니라 경찰과 시위대가 신사협정을 통해 극단적인 폭력사태를 피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노조 맞불집회=포항건설노조 파업 50일째를 맞아 노조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불법폭력 규탄 및 포항경제살리기 범시민 궐기대회’가 18일 오후 포항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포항상공회의소 등이 주최한 이날 대회에는 포항라이온스 클럽, 죽도시장 상인연합회,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포항시 재향군인회 등 지역 80여개 사회단체 회원과 일반시민 등 2만여명이 참가해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건설노조 등이 울산, 여수, 서울 등 외부세력까지 포항으로 불러들여 포항을 전국적인 시위의 장으로 만들면서 지역경제가 파탄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시각 민주노총 포항시협의회 소속 노조원 2500여명도 포항시청 앞에서 파업사태에 대한 포항시의 태도가 편파적이라며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포항/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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