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진행중…금융권 파문
한국씨티은행이 생리휴가 수당 지급 여부를 둘러싸고 여성 직원들과 소송을 벌이던 중에 미지급 수당 18억7천만원을 전격적으로 지급했다. 금융권 전체에서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생리휴가수당은 1천억원에 이르는데, 이번 씨티은행의 결정은 다른 금융기관들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씨티은행에 합병된 옛 한미은행 노동조합은 씨티은행이 지난달 31일 여성직원의 생리휴가 수당 청구소송과 관련해 18억7천만원(1명당 144만원)의 미지급 수당을 해당 직원들에게 줬다고 1일 밝혔다. 노조는 “씨티은행 전현직 여성직원 1298명의 생리휴가 수당 청구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은행 쪽이 승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미은행 노조는 은행 쪽이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여성 직원들에게 수당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며 소송을 진행해왔다. 2004년 6월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기 이전에는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수당을 지급해야 했지만 금융기관들은 이를 지키지 않아 소송으로 비화됐다. 서울지방법원은 지난 5월18일 1심판결에서 15억8900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당시 씨티은행은 1심 판결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다른 은행과의 관계를 고려해 항소를 택했다. 현재 해당 소송은 2심이 진행 중이며 은행 쪽은 수당지급에도 불구하고 항소 취하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 소송 결과와 수당 지급은 전체 금융권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현재 금융노조 공동임금 및 단체협약에 따르면 금융노조 산하 전 금융기관들이 씨티은행의 소송결과에 따르기로 돼 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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