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기업쪽 반응
노사정 로드맵 합의
강성 단일노조 자동차·조선 ‘불만’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한 노·사·정 합의를 놓고 경제단체들은 대체로 무덤덤하게 받아들였고, 주요 대기업들은 각자 놓인 처지에 따라 반응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현대·기아차 등 자사 노조가 민주노총 금속연맹에 가입해 있는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강하게 불만을 터뜨린 반면에, 삼성·엘지·포스코 등은 ‘노사관계의 현실을 고려한 적절한 조처’라며 환영했다.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들은 로드맵의 세부적인 내용보다 오랜 진통 끝에 노·사·정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에 만족해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재계 요구를 경총이 일괄 수렴해 합의한 만큼 합의사항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의 쪽도 “부분적으로 만족스럽지 않거나 우려스런 합의 내용도 있지만 어쨌든 이번 합의로 산업현장의 불안감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 등 그동안 복수노조 허용에 거부감을 표시해 온 대기업들은 이해가 다른 기업들의 처지를 의식한 듯 “노 코멘트”라거나, 조심스럽게 노·사·정 합의를 평가했다. 삼성의 한 임원은 “이번 합의에 삼성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는 전적으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력한 단일노조를 두고 있는 완성차업체와 조선업체 등은 한결같이 불만을 쏟아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1997년 이후 두 차례나 미룬 조처를 3년 동안 또 한차례 유예하겠다는 얘기는 아예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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