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건설노조는 1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호동 근로자복지회관에서 노사 잠정합의안을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쳤으나 노조원들의 64.5% 반대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75일 동안 계속됐던 포항건설노조 파업사태는 해결가닥을 잡지못한 채 표류하게 됐다. 이번 투표에는 조합원 2056명이 참가해 반대 1325명, 찬성 714명, 무효 14명으로 현장에 개별 복귀한 노조원들도 대부분 참여했다.
합의안 내용은 △임금 5.2% 인상 △토요 근무 할증 강화 △재하청 및 조합원 채용 차별 금지 등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치른 희생에 비해 얻은 것이 없다는 노조원들의 불만이 부결로 이어졌다. 특히 기존 단협의 ‘조합원 우선채용 조항’이 삭제돼 노조 와해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노조원들의 불안심리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건설 쪽은 난감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까지 포스코 안 사업장에 노조원 520여명이 작업에 복귀하고 전문건설업체의 계약포기가 이어지는 마당에 파업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쪽은 “회사 쪽과 포스코가 지금까지처럼 안이한 태도로는 결코 사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항/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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